(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한국과 일본 상장 수출기업들의 주요 수익 창출 지역이 엇갈리고 있다. 두나라는 그동안 거의 같은 지역에서 유사한 상품아이템으로 치열한 경쟁을 벌여왔으나, 최근들어 일본은 아시아 중심으로, 한국은 유럽 북미 중심으로 각각 마케팅 주력 대상지를 차별화하고 있다.
28일 니혼게이자이신문에 따르면 일본 상장기업 4개 회사 중 1개꼴로 아시아 시장에서 가장 많은 영업이익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이 신문이 일본 상장기업 419개사를 대상으로 2009회계연도(2009년 4월~2010년 3월) 영업이익을 조사한 결과 총 영업이익(1조8814억엔) 가운데 아시아 시장에서 올린 이익은 26%를 차지해 같은 기간 미국(11%)이나 유럽(3%)을 크게 상회했다.
그동안 미국이나 일본, 유럽에 의존해 왔던 일본 제조 기업들의 `아시아 시프트`가 재무제표를 통해서도 확인된 셈이다.
2년 만에 흑자전환에 성공한 도요타자동차의 경우 아시아 시장에서 올린 영업이익은 총 2035억엔에 달해 일본과 유럽시장의 적자를 만회한 것으로 조사됐다.
도시바는 인프라스트럭처 사업과 디지털 가전 사업이 호조를 보인 데 힘입어 아시아 지역의 영업이익이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2배 이상 늘어난 460억엔에 달했다. 이에 힘입어 이달 초 440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460선까지 회복했다.
스즈키자동차도 전체 영업이익 가운데 총 70%의 이익을 인도 시장에서 올린 것으로 조사됐다. 덕분에 지난9일 1787까지 떨어졌던 주가는 1820선을 넘어섰다.
니혼게이자이신문은 "엔화 강세나 디플레이션으로 회복 추세가 더딘 일본에 비해 아시아 시장은 완만한 인플레이션과 경기회복 추세로 일본 기업들의 새로운 성장기반 역할을 해주고 있다"고 분석했다.
반면 국내 기업들은 아시아 시장을 넘어 유럽 북미로 영역을 확대하고 있다.
삼성전자는 글로벌 공급망 경영(SCM·Supply Chain Management) 체제를 글로벌 기업으로 도약하기 위한 발판으로 삼겠다는 전략이다. 주력 사업 분야별로 보면 삼성전자는 텔레비전 부문에서 3차원(3D) 텔레비전 세계 1위에 주력하고 있다.
지난 2월 오스트리아 빈에서 대대적인 유럽 3D 발광다이오드(LED) TV 발표 이벤트를 열었다. 이 여세를 몰아 지난 3월 미국 뉴욕 맨해튼 상설 전시장에서도 화려한 기자회견을 열어 주목을 받았다. 이를 반영하듯 이달 초 70만원대로 하락했던 주가는 80만원선으로 돌아왔다.
지난해 글로벌 시장에서 처음으로 점유율 5%를 돌파한 현대자동차는 북미, 유럽, 아시아 지역에 현지 공장을 건설하면서 세계 자동차시장의 맹주가 되려 하고 있다.
현대차는 올해 글로벌 시장에서 346만 대를 판매해 시장 점유율 5.4%를 달성한다는 목표다. 이달 들어 주가도 52주 신고가를 경신하며 기대감을 선반영하고 있다.
최대식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2분기 자동차 판매대수를 수출 29만6486대로 전망하며 “분기 사상 최대를 기록했던 작년 4분기에 근접하는 수준”이라고 말했다.
그는 이어 환율상승에 따른 판매보증 충당금전입액 증가, 해외시장개척비 증가 등에도 2분기 실적은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17.3% 증가한 9조4816억원을 기록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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