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건설산업 상반기 결산 및 하반기 전망-上] 해외서 42조 수주... '효자 수출품' 車·반도체 넘었다

  • 플랜트 분야 강점 유지... 원전 건설시장도 진출 중동 수주량 74%로 상승... 타지역 비율은 줄어 올해 700억弗 수주... 세계 10대 건설 강국으로

   
 
 

(아주경제 유희석 기자) 지난 2008년 시작된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진이 계속되고 있지만 올해 상반기 우리나라 건설업계의 해외 공사 수주 실적은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우리 건설사들은 기존에 강점을 갖고 있는 플랜트 분야에서 독보적인 위치를 유지했고, 그동안 일부 선진국의 영역으로만 여겨졌던 원자력 발전소 건설 시장에 진출하는 등 큰 성과를 기록했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추세는 계속 이어져 다음달 말에는 올해 해외 건설 수주액이 500억 달러에 이르고, 누적금액도 4000억 달러를 넘어설 것으로 추정된다.

29일 국토해양부와 해외건설협회에 따르면 올해 초부터 현재까지 우리나라 건설사가 해외에서 수주한 금액은 351억 달러(약 42조원)에 달한다.

이는 지난해 같은 기간의 131억 달러에 비해 3배 가까이 늘어난 수치로, 우리나라 주요 수출 품목인 조선·자동차·반도체 등의 수출물량을 뛰어 넘는 것이다.

국토부 관계자는 "정부차원에서도 중남미, 아프리카 등 신시장에 지부를 설립하는 등 우리 건설사의 해외 진출을 계속 지원하고 있다"며 "정부와 기업이 함께 해외 시장을 개척해 온 것이 최근 결실을 맺고 있으며 앞으로도 해외 진출이 계속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 중동에서만 260억 달러 수주

올해 상반기 수주 실적을 지역별로 살펴보면 우선 중동지역이 260억 달러로 전체의 74%를 차지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 중동지역 수주 비율이 61%이었던 것과 비교하면 중동 의존도가 높아진 셈이다.

다음으로 아시아지역 71억 달러로 전체의 20% 정도를 기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의 40억 달러 보다는 수주금액이 크게 늘었지만 전체에서 차지하는 비율은 10% 낮아졌다.

반면 중남미 9억 달러, 태평양·북미 5억 달러, 아프리카 3억 달러, 유럽 3억 달러 등 나머지 지역은 지난해에 실적에 비해서는 소폭 줄었다.

국가별로는 186억 달러 규모의 원자력 발전소 건설 공사를 수주한 아랍에미리트연합(UAE)가 199억 달러로 가장 많았다. 이어 리야드 민자 발전 프로젝트 등을 수주한 사우디아라비아가 32억 달러로 뒤를 이었다. 다음으로 미얀마 14억 달러, 투르크메니스탄 13억 달러, 쿠웨이트 12억 달러 순이었다.

   
 
 
공종별로는 발전소·화학공장 등의 플랜트시설이 302억 달러로 전체의 86% 이상을 나타냈다. 이어 건축부문이 24억 달러를 기록했다. 토목 10억 달러, 용역(설계, 기술지원 등) 8억 달러가 뒤를 이었다. 통신과 전기부문도 각각 4억 달러, 3억 달러를 나타냈다.

개별 기업별로는 엔지니어링 업체의 약진이 돋보였다. 현대중공업이 올해 상반기 41억 달러를 수주했으며, 두산중공업과 현대엔지니어링도 각각 16억 달러, 13억 달러로 상위권에 포진했다.

건설사 중에서는 현대건설이 37억 달러, 삼성물산이 33억 달러를 수주했으나 UAE 원전 공사 부문을 빼면 각각 6억 달러, 8억 달러로 기대에 못 미치는 성적을 나타냈다.

나머지 대형 건설사도 성적이 부진하긴 마찬가지였다. 전통의 해외 건설 강자인 대우건설이 9억 달러에 머물렀고, GS건설은 2억 달러에 못 미쳤다. 그나마 SK건설 13억 달러, 포스코건설 12억 달러, 원건설 9억 달러 등이 체면치레를 했다.

올해 상반기에는 지난 4월 두산중공업이 남태평양의 작은 섬나라 뉴칼레도니아에 우리 건설업체 최초로 진출했다. 약 1억2400만 달러 규모의 니켈공장 발전소를 짓는 프로젝트를 담당한다.

또한 약 60여개 중소건설사가 하청이나 합작 형태로 해외 건설시장에 처음 진출했다. 

◆ 7월 말 500억 달러 돌파 예상

해외건설협회는 올해 하반기 우리 기업들이 가나·리비아·알제리·아프가니스탄 등에서 수주가 확실한 금액이 약 200억 달러에 이르는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이중 대부분이 다음달이나 8월 중 결정될 것으로 보여, 다음달 말쯤에는 우리나라 해외 건설 수주액이 사상 처음으로 500억 달러를 기록할 것으로 전망된다.

여기에 누적 금액 기준 4000억 달러를 돌파해 세계 10대 건설 강국으로 도약하고, 국토부의 올해 해외 수주 목표인 600억 달러를 넘어서 700억 달러 이상을 수주할 것이 유력하다.

특히 하반기 수주 예정인 공사의 40% 정도가 중동 이외의 지역 물량으로 하반기에는 중동지역 편중이 크게 완화될 것으로 보인다.

다만 그리스로부터 시작돼 포르투갈, 스페인 등으로 번진 유럽발(發) 금융위기가 변수가 될 수 있다는 전망이다.

유럽의 공통화폐인 유로(EURO)화 가치가 급격히 하락하며, 해외건설 공사 수주에서 유럽업체들의 가격 경쟁력이 상대적으로 크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실제로 지난 상반기 우리 건설업체는 수주가 유력시되던 UAE ‘샤(Saah)’ 가스전 개발공사 6개 패키지 수주전에서 이탈리아와 스페인 기업에 밀리기도 했다.

특히 이들 업체는 중국이나 인도 등의 개발도상국 업체들과의 연합전선을 구축해 우리 기업들을 압박하고 있다.

해외건설협회 김태엽 팀장은 "올해는 우리나라가 세계 건설산업 분야의 강국으로 나서는 원년이 될 것"이라며 "이 같은 추세를 이어가기 위해서는 우리 건설업체들이 시장 및 공종 다변화, 기술 개발 등에 꾸준한 투자와 노력을 기울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xixilife@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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