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투자증권 타법인 출자액 축소공시 왜?

(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한국투자증권이 타법인출자액을 8000억원 이상 줄여서 공시하다가 뒤늦게 바로잡은 것으로 확인돼 배경에 의문이 일고 있다.

30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한국투자증권 타법인출자 규모는 전날 제출한 2009 회계연도 사업보고서를 기준으로 회기초(2009년 4월1일) 8840억2800만원에서 회기말(2010년 3월31일) 1조759억6700만원으로 1919억3900만원(21.71%) 증가했다.

문제는 작년 8월 14일 2009 회계연도 1분기보고서에서 밝힌 타법인출자 기초잔액(2009년4월1일)이 739억2300만원에 불과했다는 것이다.

기초잔액은 회계연도 초에 단 한 번 집계하는 것인 만큼 두 보고서 수치가 달라서는 안 된다.

그러나 이번 결산보고서에 기재한 기초잔액은 1분기보고서 대비 무려 1095.97% 증가한 8101억500만원으로 갑자기 불어났다.

한국투자증권은 이러한 차이에 대해 처음에는 투자지분 5% 또는 투자액 1억원 미만인 출자사를 제외했다가 투자자 배려 차원에서 합산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이러한 설명은 사실관계와 다른 것으로 나타났다.

한국투자증권은 2009 회계연도 초에 이미 신한금융지주 상환ㆍ전환우선주(장부가액 3836억원)와 SK건설(196억원), 기업은행(104억원), 미국 두산홀딩스(1460억원), 유럽 두산홀딩스(1562억원)를 포함한 21개사에 대해 공시 제외 기준을 대폭 초과하는 규모로 출자를 마쳤다.

회사가 설명한 기준에 부합돼 기초잔액 합산에서 빠진 출자사는 유니버셜AMC(4500만원)뿐이었다.

이 탓에 과도한 출자 리스크를 일부러 숨긴 게 아니냐는 지적도 나왔다.

한국투자증권은 자기자본 2조3000억원 대비 절반에 육박하는 1조원 이상을 타법인에 출자하고 있다.

이에 비해 한국투자증권보다 규모가 큰 대우증권(자기자본 2조8000억원)과 삼성증권(2조6000억원), 우리투자증권(2조5000억원), 현대증권(2조4000억원)의 타법인 출자규모는 5000억~7000억원 규모다.

한국투자증권 관계자는 "일부 회사를 집계에서 빼는 바람에 감사보고서나 분기별보고서 상 타법인출자 규모가 서로 다르게 나왔다"며 "빠진 회사는 기타 항목으로라도 넣어 합계를 맞췄야한다는 지적은 인정한다"고 말했다.

jjy@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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