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총리 "수정안 부결, 전적으로 책임지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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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01 10: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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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정운찬 총리 사실상 사의표명

(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가 30일 세종시 수정안이 전날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것과 관련, 간접적으로 사의를 표명했다. 정 총리의 사의표명은 여권의 '6·2 지방선거' 패배 이후 두 번째다.

하지만 그는 "(원안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향후 계획을 밝혀 자신의 거취 문제를 스스로 결정하기보다는 이명박 대통령의 판단에 맡길 것임을 내비쳤다.

이에 따라 현재 캐나다·파나마·멕시코 등을 순방 중인 이 대통령이 귀국하는 7월3일 이후 정 총리에 대한 신변 문제가 정리될 것으로 보인다.

정 총리는 이날 세종로 정부청사에서 '국민여러분께 드리는 말씀'이란 제목의 대국민 담화문을 통해 "책임질 일이 있으면 반드시 책임지겠다"고 말했다.

그는 "안타깝지만 국회의 결정을 존중하며, 국회의 결정에 따라 행정중심복합도시법의 취지대로
세종시를 좋은 도시로 만드는 데 최선을 다하겠다"면서 "세종시 수정안을 설계했던 책임자로서 전적으로 책임지겠다"고 언급했다.

그의 이날 발언은 세종시 수정안 추진이 무산된 것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는 사의표명으로 받아들여졌지만, 스스로 최종 결정을 하지는 않았다는 점에서 기존 입장을 되풀이한 것으로 해석된다.

다만 그는 "이제 결론이 내려진 만큼 더 이상 이 문제로 국론이 분열돼서는 안 되며, 모든 논란과 갈등도 해소되기를 바란다"고 말해 국론통합을 위해서라면 총리직을 고수할 의사가 없음을 시사했다.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안 추진에 대한 자신의 확고한 의지를 재확인하기도 했다.

그는 "세종시 수정안은 제가 짊어져야 할 이 시대의 십자가였다. 작년 9월로 다시 돌아간다고 하더라도 선택은 똑같을 것"이라고 강조했다.

정치권에 대한 쓴소리도 나왔다.

정 총리는 "과연 우리 역사와 미래의 후손들은 (세종시 수정안을 부결시킨) 국회의 결정을 어떻게 평가할 지 걱정된다"며 "정략적 이해관계가 국익에 우선했던 대표적인 사례로 기록될 것"이라며 정치권을 비판했다.

한편 야권은 정 총리를 비롯한 세종시 관련자의 결단을 촉구하고 있다.

노영민 민주당 대변인은 전날 세종시 수정안이 국회 본회의에서 부결된 이후 "'세종시 3적'인 정운찬 총리, 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윤진식 전 청와대 정책실장이 정치적 책임을 지고 모든 공직에서 즉각 사임해야 한다"고 말했다.

박선영 자유선진당 대변인도 "이명박 대통령은 그동안의 국론 분열과 국정혼란에 대해 국민 앞에 사과해야 하며 정 총리도 즉각 사퇴하는 것은 국민의 명령"이라고 말했다.

shiwal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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