중국 시장에서 구글의 운명은...

(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세계 최대 인터넷 시장인 중국에서 구글의 운명은 어떻게 될까?

구글의 최고법률책임자(CLO) 데이비드 드러먼드(David Drummond)는 “중국 정부와 논의한 결과 우회서비스를 지속할 경우 중국 내 인터넷영업허가(ICP)가 갱신되지 않을 것이라는 중국 측 입장을 확인했다”고 29일 회사 블로그를 통해 전했다.

그는 “ICP 허가가 없으면 상업 웹사이트를 운영할 수 없기 때문에 중국 시장에서 철수할 수 밖에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따라서 구글은 빠른 시일 내에 홍콩을 통한 우회서비스를 중단하고 랜딩 페이지 방식의 서비스를  제공해 중국 정부의 ICP 허가를 얻을 계획이다.

구글은 ICP 허가 시한을 하루 앞둔 29일 이른바 ‘새로운 접근(new approach)’이라는 방식에 근거한 허가신청서를 다시 제출했다.

구글의 새로운 중국 사이트(google.cn)는 ‘Google’이라는 로고 아래에 실제로 작동되지 않는 검색란이 위치한 간단한 형태다. 아래쪽에는 중국어로 “우리는 이미 google.com.hk로 이전했습니다. 우리의 웹사이트를 저장하세요”라는 메시지가 쓰여있다. 화면을 클릭하면 바로 홍콩 사이트로 전환되는 방식이다.

이에 대해 샌프란시스코 소재의 투자업체인 띵크 이쿼티(ThinkEquity)의 애널리스트인 아론 케슬러(Aaron Kessler)는 “새로운 랜딩 페이지 방식은 이전의 서비스와 별반 다를 게 없다”며 중국 정부가 허가증을 내줄지 의문이라고 말했다.

2006년 중국 검색시장에 진출한 구글은 그 동안 중국 정부와 인터넷 검열 및 해킹을 둘러싸고 치열하게 맞서왔다.

올해 3월에는 중국 본토에서 철수하고 홍콩을 통해'구글차이나' 검색 서비스를 계속하는 우회전략을 들고 나왔다.

그러나 이는 중국 정부 방침에 정면으로 위배되는 것이어서 최악의 경우 구글이 중국에서 쫓겨날 수도 있다는 가능성이 끊임없이 제기돼 왔다.

드러먼드 CLO는 “새로운 접근 방식은 자체 검열을 하려는 게 아니라 중국의 법을 준수하겠다는 것”이라면서 “중국 정부의 허가를 받아서 중국 네티즌에게 google.cn을 통해 새로운 서비스를 제공할 수 있기를 희망한다”고 밝혔다.

엔델레 그룹(Enderle Group)의 수석 애널리스트인 롭 엔델레(Rob Enderle)는 “이번 구글의 결정은 중국 정부에 항복한 것으로 볼 수 있다”면서 “중국에서 사업을 계속 하고 싶다면 구글에게는 대안이 별로 없다”고 분석했다.

실제로 중국 시장에서 철수한 이후 구글은 위기를 맞았다.

중국으로 수출되는 모토로라 휴대전화 단말기에 구글 검색기능은 제외됐다. 중국 2위 이동통신업체인 차이나 유니콤도 신제품 휴대폰에서 구글 검색 기능을 제외했다.

또한 중국 검색시장에서 구글의 시장점유율은 3개월 만에 35.6%에서 30.9%까지 떨어지기도 했다. 반면 중국 내 토종 검색엔진인 바이두는 시장점유율이 무려 58.4%에서 64%까지 훌쩍 뛰었다.

친강(秦剛)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구글의 중국 내 사업에 대해 기존의 입장을 재차 강조했다.

친강 대변인은 “중국 정부는 인터넷 사업의 발전을 적극 장려하는 한편 중국 관리법규에 따라 인터넷이 운영되기를 원한다”면서 “해외 인터넷 업체가 중국 내에서 사업할 경우에도 중국의 법률과 규정을 따라야 한다”고 말했다.

baeins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제3회 보훈신춘문예 기사뷰
댓글0
0 / 300

댓글을 삭제 하시겠습니까?

닫기

로그인 후 댓글작성이 가능합니다.
로그인 하시겠습니까?

닫기

이미 참여하셨습니다.

닫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