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권영은 기자) 인천 영종하늘도시에서 공동주택용지를 공급받은 건설업체들의 토지매입계약 해지 요구가 줄을 잇고 있다.
이들 건설업체들은 주택경기 침체가 장기화하는 데다 제3연륙교와 제2공항철도 등 기반시설공사 지연으로 사업 성공 가능성이 사라졌다며 중도금 납부를 거부한채 토지 공급자인 한국토지주택공사(LH)를 상대로 계약금 반환 소송을 제기하는 등 거세게 반발하고 있다.
1일 LH공사에 따르면 영종하늘도시 내 총 64개 공동택지 가운데 20여개의 택지가 이미 계약을 해지 했거나 해지 절차를 밟고 있으며, 이에 따른 손해배상소송도 10여건이 접수된 상태다.
◆ "LH에 속았다"...땅 값 반환 요구 잇따라
A건설사는 최근 영종하늘도시 택지 매입 계약금 300여억원을 돌려받기 위해 LH를 상대로 소송을 진행하고 있다. A사는 계약금만 지불한 상태에서 잔금을 납부하지 못해 LH로부터 사업 불가를 통보받았으며 계약금은 돌려받지 못했다.
A사 측은 지난 2007년 LH가 택지를 분양할 당시 제3연륙교 신설, 제2공항철도 연결 등을 약속했으나 이들 사업이 지지부진 한 데다 최근 분양 시장 악화로 잔금 납부 지연은 불가피했다는 입장이다.
인근 택지를 공급 받은 B사도 최근 소송에 합류했다. B사 관계자는 "도로 등 기반시설 뿐만 아니라 밀라노시티, 용유ㆍ무의도 개발사업 등도 진행되지 않는 등 귀책사유는 LH에 있다"며 "앞서 분양을 마친 단지들도 절반 이상이 미분양으로 남아 있는데 어떻게 정상적인 사업이 진행될 수 있겠느냐"고 말했다.
올 상반기 아파트 분양을 계획했던 C사 관계자도 "영종하늘도시 개발 의지가 인천시에만 있고 중앙정부는 뒷짐을 진 마당에 아파트 분양이 성공 할 수 있겠냐"며 "지금까지 들어간 자금이 100억원이 넘는 만큼 포기할 수도 없는 상황"이라고 토로했다.
◆ 자금 막힌 데다 정부 개발 면적 축소 추진
인천 경제자유구역의 개발 사업은 경기 악화로 자금 조달이 어려워 지면서 이미 오래 전부터 삐걱대기 시작했다. 최근에는 지식경제부가 영종도 미개발지와 용유ㆍ무의도 복합도시 등 3곳에 대한 경제자유구역 지구 지정을 축소 또는 재검토 하라고 지시해 개발사업 자체가 크게 조정될 전망이다.
지경부는 영종지구 전체 면적이 경제자유구역 개발 수요를 고려할 때 과다하고, 개발 방향과 콘셉트가 인접지구와 중복된다고 지적하고 있다. 또 용유ㆍ무의 복합도시도 면적이 과다하다며 개발 면적을 조정할 필요가 있다는 입장이다.
지경부의 방침대로 영종 미개발지가 인천경제자유구역에서 제외될 경우 이 지역 개발은 사실상 불가능해진다. 또 영종 미개발지 개발 수익금으로 현재 5500원(승용차 기준)인 인천대교 통행료를 무료화 또는 1000원 수준으로 내리겠다는 인천시의 계획도 무산될 처지에 놓였다.
여기에 청라지구와 영종도를 잇는 제3연륙교 건설도 난항이 예상된다. 영종-용유지역 경제자유구역 면적이 축소되는 상황에서 막대한 자금을 들여 다리 하나를 더 놓을 필요가 없다는 주장이 제기된 때문이다.
이에 대해 LH 관계자는 "택지를 공급받은 건설사들이 지난해 제3연륙교 개발 지연 등으로 LH를 계약 위반으로 공정거래위원회에 제소했지만 무혐의 통보를 받았다"며 "사업이 제대로 진행되도록 최선을 다할 계획"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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