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픈프라이스 시행 첫날… 동네 슈퍼만 불신 쌓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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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01 18: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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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은진 기자) “동네 A슈퍼마켓에서 아이스크림을 700원 주고 샀는데 B슈퍼마켓은 500원이라 하더라고요. 포장지에 가격도 안 적혀 있어 주인한테 따지지도 못해 억울했어요.”

1일 서울 마포구에 거주하고 있는 이모씨는 오픈프라이스 시행 첫날, 동네 슈퍼마켓마다 가격이 다르다며 불평을 털어놨다.

이모씨뿐만 아니라 대부분의 소비자들이 동네 슈퍼마켓을 이용할 때 갑자기 달라진 가격정책으로 혼란을 빚고 있다.

사실 오픈프라이스는 권장소비자가격을 없애 전반적으로 가격을 낮춰 소비자들에게 혜택을 주기 위해 마련된 제도다. 아이스크림의 경우 반값 할인 등을 앞세워 소비자들을 현혹 시키는 마케팅이 만연했기 때문에 이 같은 폐단을 없애기 위한 게 취지다.

하지만 식품업체 등 제조사들이 이번 오프프라이스 정책으로 가격이 하락할 것을 우려, 과자·빙과류 등 주요 가공식품 가격을 일제히 올리면서 소비자 부담을 더욱 커지게 했다.

영세한 동네 슈퍼마켓은 그동안 권장소비자가격에 크게 의지해 왔기 때문에 이번 오픈프라이스로 인해 가장 크게 영향을 받는 곳이 됐다.

대형마트·편의점·기업형슈퍼마켓(SSM)은 동네 슈퍼마켓에 비해 조용한 분위기다.

이마트·홈플러스·롯데마트 등 대형마트들은 기존에 해왔던 가격할인 행사가 권장소비자가격이 아닌 기존 판매가 기준으로 해오고 있어 큰 영향을 받지 않고 있다.

또 라면·제과 등은 생산일자 기준으로 오픈프라이스를 시행하기 때문에 지난달 30일 날짜로 출하된 제품의 제고가 아직 많이 쌓여있는 상태다. 이 제품들은 권장가소비자가격이 대부분 적혀있다.

제품별 회전율에 따라 오픈프라이스가 확대 시행될 것으로 보인다.

홈플러스 관계자는 “올 초부터 오픈프라이스를 염두에 둔 가격정책을 펼쳐와 매장에서 쇼핑을 하는 소비자들이 크게 당황하지는 않고 있다”며 “낮은 가격을 지향하는 대형마트 업의 특성으로 외형상의 변화는 당분간 없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그는 “이 가격정책의 취지가 소비자에게 혜택을 더 주자는 것이므로 일단 반기는 입장”이라고 덧붙였다.

유통업계는 오프프라이스가 아직 초기 단계라 대형마트에 큰 영향은 없지만 앞으로 업체간 경쟁이 더욱 치열해질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특히 가격결정권이 제조사에서 유통사로 넘어가면서 이를 적극 활용하는 전략들이 펼쳐질 것으로 전망된다. 일부 대형마트들은 현재 이 전략들을 철저히 준비 중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편의점과 기업형슈퍼마켓(SSM)에서도 오픈프라이스 해당 상품에 대한 가격 변화를 아직 시도하지 않고 있다.

편의점 관계자는 “대형마트처럼 ‘저렴한 가격’을 마케팅으로 내세우는 전략을 쓰고 있지 않다”며 “향후 추이를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소비자단체에서는 소비자가 가격 정보를 정확히 알 수 있는 환경이 마련되지 않은 점을 우려하고 있다.

강정화 한국소비자연맹 사무총장은 “오픈프라이스는 결국 소비자에게 책임이 넘어 온 것”이라며 “정부는 가격 정보를 정확히 알리는 제도에 대해서도 관심을 가져 소비자들이 혼란스럽지 않게 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happyny77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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