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신기림 기자) 유엔안전보장이사회 의장인 클라우드 헬러 멕시코 유엔대표부 대사는 지난달 30일 천안함 사태와 관련해 "북한이 규탄받을 수 있다"며 안보리 이사국이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이나 성명을 채택하도록 촉구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교도통신은 한 유엔외교소식통을 인용, 헬러 의장은 이날 안보리 이사국 대표들과 천안함 문제와 관련해 비공식 협의를 갖고 남·북한이 각각 제출한 보고서 내용 등에 대해 브리핑을 했다고 보도했다.
특히 그는 이 자리에서 "천안함 사태로 인해 46명의 희생자가 발생했고 한반도 긴장이 고조됐으며 역내 평화와 안보를 위협하고 있다"며 안보리가 북한에 책임을 물을 수 있다고 재차 강조했다.
그러면서 이번 사태에 대한 중국과 미국, 프랑스, 일본 등의 이견을 염두에 둔 듯 안보리가 남은 문제를 빨리 해결하기 위해 더 노력해야 한다고 촉구했다고 신문은 전했다.
그러나 중국은 이날 협의에서도 북한을 규탄하는 결의안이나 의장성명 등을 채택하는 것에 대해 신중한 입장을 견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현지 소식통은 이날을 마지막으로 안보리 의장권한을 나이지리아 대표에게 넘기는 헬러 의장의 이 같은 입장 표명은 향후 안보리 토론 과정에서 영향을 미칠 것으로 내다봤다.
일각에서는 중국이 천안함 사태와 관련한 안보리의 대응조치에 동의했다는 주장도 나왔다.
미국을 방문 중인 한 정부고위 당국자는 "중국도 유엔 안보리에서 입장을 내야 한다는데 동의하는 것으로 이해하고 있다"면서 "현재 문안을 협의하고 있다"고 말했다.
다만, 대북 비난 수위는 중국의 참여를 견인하기 위해 주요8개국(G8) 정상회담 성명보다 약해질 가능성이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G8 정상들은 지난달 26일 캐나다 헌츠빌에서 열린 회의에서 천안함 공격을 북한의 소행으로 규정한 조사 결과를 언급하면서 "우리는 46명이 비극적으로 희생된 3월26일의 공격을 개탄하고 비난한다"며 "조선민주주의인민공화국의 대한민국에 대한 어떤 공격이나 적대적 위협을 삼갈 것을 요구한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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