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수영 기자) 세종시 공동주택용지 대금 문제를 둘러싸고 갈등을 빚어온 10개 건설사와 한국토지주택공사(LH)가 조만간 해결의 실마리를 찾을 것으로 보인다.
세종시가 원안대로 행정중심복합도시로 확정된 만큼 사업을 서둘러 추진해야 하는 LH가 한발 물러서 건설사들의 요구사항을 신중하게 검토할 예정이기 때문이다.
4일 LH 관계자는 "정치권이 논쟁을 벌이고 있는 세종시 자족기능 확보방안에 따른 '플러스 알파' 요소와 상관없이 시범단지 공동주택용지 중도금과 잔금을 서둘러 받을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하고 있다"며 "이를 위해 건설사들의 요구사항을 검토하고 있다"고 말했다.
사실 당장 부채비율을 줄여 재무건전성을 높여야 하는 LH로서는 언제까지 이 문제를 놓고 건설사와 힘겨루기를 할 수도 없는 상황이다.
LH(옛 한국토지공사)가 2007년 삼성건설, 현대건설, 대우건설 등 10개 민간건설업체에 분양한 세종시지구 제1생활권 내 공동주택용지(113만1000㎡)의 분양 미납금은 현재 총 4780억원에 이른다. 전체 7400억원의 64%다. 분양금 미납에 따른 원금 연체 이자만 548억원 수준이다.
더구나 줄줄이 밀려있는 용지 매각을 위해서도 시범단지 공동주택용지 문제를 지금처럼 미뤄둘 순 없는 문제다.
LH는 세종시 용지보상, 기반시설 등에 5조700억원을 집행해 예산을 36.2%나 썼지만, 실제 용지 분양은 17.2%에 그치고 있다. 이마저도 중앙행정기관, 시청사, 정부출연기관 등 공공시설용지만이 55.6%로 절반을 넘었을 뿐 단독주택용지와 공동주택용지는 각각 1.6%, 10.4% 분양에 머물고 있다.
아직까지 용지대금을 거둬들일 수 있는 구체적인 방안이 마련되진 않았지만 이달말까지는 윤곽이 나올 것으로 분석된다. 이지송 LH 사장이 최근 기자들과 만나 "9월말까지는 재무건전성 방안을 마련하고, 앞서 7월말까지 큰 틀의 윤곽을 만들겠다"고 밝힌 바 있다. 업계에서는 LH가 재무건전성 확보 방안과 맞물려 세종시 용지문제도 결론을 내릴 것이란 분석이다.
건설업계도 신중한 입장이다. 현 정부 들어 세종시 수정이 검토되면서 중도금 납부를 계속 미뤄온 건설사들은 올해 초 세종시 수정안이 발표된 후 "기업, 대학에 값 싼 원형지를 공급하는 것은 형평성에 어긋난다"며 정부와 LH측에 연체이자 감면, 분양대금납부 연기, 용지분양가 인하 등을 요구해왔다.
또 최근 국회에서 수정안이 부결되자 "10개사가 협의체를 만들어 최종 방안이 정해지면 공동으로 대응하겠다"고 목소리를 높여왔다. 그러나 아직까지 10개사가 공식적으로 모임을 가진적은 없다.
10개 건설사 중 한 관계자는 "정치권 등의 움직임을 조금 더 지켜보고, LH·정부측과도 더 대화를 한 후 결론을 내려야하지 않겠느냐"며 며칠전과 달리 신중한 태도를 보였다.
한편 20만 가구의 주택이 공급될 예정인 세종시에는 오는 9월말이나 10월초 LH가 첫마을사업단지에 주택 7000여 가구(9월에 2242가구,내년 4278가구)를 처음으로 공급할 예정이다. 이어 시범생활권에 공동주택용지를 분양 받은 10개 건설사가 1만2153가구(22개 필지)를 단계적으로 분양하게 돼 있지만 정책혼란으로 분양일정은 아직 미지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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