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중국 해운·조선업이 국가의 지원을 등에 업은 탄탄한 기금 조성을 기반으로 비상하고 있다.
5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009년 중국 '선박산업투자기금'이 출발한 이후 지금까지 29억5000만 위안(한화 약 5000억원 규모)의 기금이 조성됐다. 이 기금은 중국 국무원 및 국가개발위원회 비준으로 조성된 10개 산업투자기금의 하나로 해운 항만 및 물류산업 활성화를 위해 조성된 대형 투자기금이다.
탄탄한 자금을 기반으로 한 중국 '선박산업투자기금'은 출범 이후 6개월 동안 이미 45척의 신조선 투자를 완료했다. 규모는 150억 위안(한화 약 2조7000억원)에 달한다. 이 기금에 의한 금융기관 신용담보 누적액은 현재 300억 위안을 넘는다.
이 같은 선박금융에 힘입어 지난해 중국의 선박 수주량은 520만CGT로 390만CGT던 한국을 앞섰다.
발주 또한 지난해 총 218척을 발주해 세계 발주 점유율 17.55%를 기록했다. 이는 216척을 발주한 그리스보다 앞선 수량이다.
불안한 경제 상황으로 선박금융 대표국인 그리스의 입지가 좁아지는 틈을 타 중국이 세력을 확장해 나간 것이다. 중국은 기존 국적 선사들을 지원하던 것을 해외로 확대해 해외 선사들이 중국내 조선업체에 발주할 경우에도 선박금융을 지원하고 있다.
국내 유력 해운업체들에도 선박건조자금을 빌려주겠다는 제안을 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반면 안정성 추구를 강화하는 국내 금융기관의 선박금융에 대한 투자는 이에 미치지 못하는 상황이다. 또 상대적으로 저가인 중국조선소와와 신조계약 및 중국계 금융기관을 통한 금융조달로 국내 금융기관을 통한 자금조달 규모가 축소되고 있다. 조달금리가 증가한 것도 국내 금융기관의 선박금융 참여를 저조하게 만들었다. 업계에 따르면 최근 국내 모 은행의 조달금리는 80bp(bp=0.01%)나 증가했다.
세계 최대 항만도시인 부산이 선박금융을 중심으로 한 국제금융센터를 건설을 계획하고 있지만 지지부진한 상태다.
해운·조선업이 활성화되기 위해서는 금융 지원이 확대돼야 하지만 아직은 요원하기만 한 것이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선박금융의 활성화로 인해 한국 조선업계가 일정부분 영향을 받고 있는 것은 사실이다"며 "중국은 (우리 나라와) 경제 규모가 다르다보니 금융 부분이 빠르게 발전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한편 중국은 올해 중 중국에서는 최초로 모든 관련업계가 참여하는 '해운금융협회'를 설립할 것으로 알려졌다. 해운·조선·금융을 아우르는 이 협회의 주요 목적은 전체 산업사슬에 포함된 기업들의 경영투명성 및 참여도를 강화하고 자금 유통을 활성화시키기 위한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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