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변화하는 투자자들의 수요에 적립식 펀드도 발 빠르게 진화하고 있다. 기존 적립식 투자방식에 시장변동 따른 위험자산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상품들이 잇따라 출시되고 있다.
5일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1996년부터 1998년까지의 하락장에서 코스피는 -36% 수익률을 보였지만 적립식 투자는 -10%의 안정적인 방어력을 나타냈다. 1997년부터 1999년 말까지의 하락 후 상승장에서는 지수수익률보다 16% 상회했다.
반면 2003년부터 2005년 말까지의 상승장에서 코스피는 133% 상승률을 보인 반면 적립식 평균 수익률은 59%로 상대적으로 저조했다. 1999년부터 2001년 말까지 상승 후 하락장에서 또한 적립식이 거치식보다 -21%의 낮은 수익률을 기록했다.
이는 적립식투자가 높은 수익률을 달성하기 위한 공격적인 투자방법이 아닌 손실률을 최소화하기 위한 방어적인 투자방법인 것을 보여준다.
올 상반기 국내외 주식형펀드에서는 10조원이 넘는 자금이 순 유출됐다. 코스피 1700선을 기준으로 이하로 하락하면 저가매수세가 유입되고 넘어서면 기다렸다는 듯이 환매물량이 나오고 있다.
금융투자협회에서 최근 발표한 적립식 펀드 판매 및 계좌수 현황을 살펴보면, 최근 1년 동안 적립식펀드 판매금액은 2개월을 제외하고 모두 감소 추세에 있다. 계좌수도 지속적으로 줄고 있다. 이러한 추세는 위축된 투자심리, 적립식 만기집중, 위기후 원금손실 회복에 따른 손절매 등이 주요한 요인으로 풀이된다.
국내 주식형펀드시장을 몇 단계 업그레이드 시켰던 적립식 투자방법이 서브프라임 등 사상 초유의 금융위기로 인해 적립식 투자의 효율성에 회의적인 시각이 팽배해지고 있다.
펀드투자자들은 1~2년 사이의 단기변동성에 관심이 높다. 지난 4월 한국갤럽조사연구소와 한 자산운용사가 펀드 가입자를 대상으로 실시한 설문조사에서 투자자들은 1~3년 사이에 집중 환매한 것으로 나타났다. 임진만 신한금융투자 펀드 연구원은 “3년 내 환매기간 집중은 타이밍이 가미된 투자방법이 상대적으로 높은 수익률을 얻을 수 있을 것이란 기대를 반영한 것”으로 파악했다.
이에 관련회사들은 저가 타이밍을 100% 활용한 적립식펀드 상품을 제시하며 투자자들의 수요를 충족시키고자 한다. 운용사들은 증시의 변동성을 활용하여 펀드매니저가 주식 등의 위험자산을 탄력적으로 운용하는 상품을 출시하고 있다. 판매사들은 일정한 조건하에 투자자들이 투자 비중을 조절할 수 있는 시스템을 만들었다.
NH-CA자산운용은 지난 5월 31일 ‘NH-CA 프리미엄 위험관리 펀드’를 출시했다. 이 상품은 국채 및 통안채 등에 60% 투자한다. 시장변동에 따라 주식 등 위험자산 비중을 조절하며 주가 상승 시 주식비중 높이고 하락할 땐 줄인다. KTB자산운용은 ‘KTB 액티브 자산배분 펀드’라는 시황전략에 따라 주식투자 비중을 탄력적으로 조절하는 상품을 출시했다.
하나대투증권의 지난 2월 ‘서프라이즈 적립식 자동매수 서비스’는 투자자가 지정한 하락률 이상으로 코스피 또는 펀드 기준가격 하락 시 자동이체 금액을 변동한다. 우리투자증권의 ‘상장지수펀드(ETF) 자동주문 서비스’는 ETF를 대상으로 장중 등락에 따라 가격변동에 실시간 가격노출이 가능한 자동 주문 서비스다.
임진만 연구원은 “노후자금 마련과 자녀학자금 마련 등의 장기 목적성 투자는 보다 긴 흐름으로써 기존의 적립식 방법을 택하는 것이 효율적”이라며 “상대적으로 단기적인 목적을 위한 투자는 적립식과 마켓타이밍을 혼용하는 방법을 택하는 것이 효과적일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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