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기준금리 인상 가능성 확대로 시중자금의 단기부동화 현상이 심화되고 있다.
만기도래 예금이나 증시이탈 자금이 속속 회전식예금이나 머니마켓펀드(MMF)·종합자산관리계좌(CMA) 등에 편입되고 있다. 대기성자금의 증가가 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전망도 제기된다.
5일 한국은행과 금융투자협회, 금융권 등에 따르면 시중자금의 회전식예금·MMF·CMA 유입 속도가 갈수록 빨라지고 있다.
회전식예금을 포함하는 만기 2년 미만의 예적금 잔액은 올 4월 말 현재 707조6917억원으로 전년 말의 648조3992억원에 비해 9.14%(59조2925억원) 급증했다.
지난해 같은 기간에 비해서는 지난 1월 15.1%, 2월 16.9%, 3월 18.5%로 증가세가 가파라지고 있다. 특히 지난 4월에는 20.5%나 늘며 지난 2001년 1월의 24.6% 이후 9년 3개월 만에 가장 높은 상승률을 기록하기도 했다.
MMF도 지난해 4월 78조8924억원으로 고점을 찍었다가 증시 회복의 영향으로 8개월 만에 25조원이나 빠졌으나, 올 들어 4개월 만에 8조원이 부풀었다.
증권업계에서는 5월과 6월에는 상승폭이 3조~4조원으로 확대돼 6월 말 현재 잔액이 70조원에 육박할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CMA 역시 지난달 21일에 42조6048억원으로 사상 최대 수준을 기록하는 등 몸집을 키우고 있다.
이처럼 시중자금이 투자시기 조율에 나선 것은 3분기 중 기준금리가 오를 거란 기대감이 커졌기 때문이다.
MMF나 CMA 등 유동성이 높은 상품에 자금이 더 많이 몰린 점도 이를 증명한다. 지난 4월 광의통화(M2, 평잔)의 전월대비 증가율은 0.8%로 평소와 비슷한 상승세를 나타냈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금리 인상 기대감이 커지며 MMF나 수시입출식예금(MMDA) 등 유동성 확보가 용이한 상품에 관심이 높아졌다"고 설명했다.
이 같은 단기자금 쏠림 현상이 기준금리 인상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는 분석도 제기된다.
최근 저금리 기조 장기화로 물가상승 압력이 높아진 상황서 시중자금 단기화가 이를 더욱 가속화 할 수 있다는 분석에 따른 것이다.
유재호 키움증권 연구원은 "이달 금융통화위원회에서 금리를 올린다고 해도 느닷없는 행동은 아닐 것"이라고 전망했다.
실제로 지난 5월 금통위에서 5명의 금통위원 중 3명이 △물가상승 가능성 △단기부동자금 증가 △경제주체들의 구조조정 지연 등을 이유로 금리 수준에 대해 매파적인 입장을 펼쳤다.
지난달 24일 금통위에서 한은이 총액대출한도를 1조5000억원 축소한 점도 금리 조기 인상 전망에 힘을 실어준다. 총액대출한도 축소로 앞으로 한은이 쓸 수 있는 긴축카드가 금리인상 밖에 남지 않았다는 것이다.
한편 한은은 오는 9일 정례금통위를 열고 이달 기준금리 등 통화정책 운용방안을 발표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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