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고(故) 정인영 한라그룹 명예회장은 지난 1962년 10월 1일 만도의 전신인 현대양행을 설립하며 한라그룹을 창업했다.
정 명예회장은 1980년 현대양행 창원공장(현 두산중공업)을 신군부에게 빼앗긴 후 현대양행 안양 기계 공장을 ‘만도기계’로 상호를 변경하며 재기를 시작했다. ‘만도’는 인간이 마음먹으면 못할 것이 없다(Man do)는 정 명예회장의 각오를 담았다.
자동차 시장의 성장과 함께 만도기계는 비약적으로 발전했으며 한라그룹은 1997년 재계 12위로 성장했다. 그러나 1997년 IMF 외환위기로 한라그룹이 부도난 이후 1999년 JP모건에게 매각되어 한라그룹에서 계열 분리되는 아픔을 겪었다.
그 후 한라그룹은 구조조정을 성공적으로 마치고 2008년 3월 만도를 다시 찾아왔고, 지난 5월 19일 증시에 상장하며 제 3의 도약기를 맞고 있다.
만도는 지난 2005년 부채비율이 200%에 달했지만 한라그룹 가족이 된 2008년 103.4%까지 축소됐으며 지난 2009년에는 96.1%로 자기자본이 타인자본을 앞질렀다.
만도는 한라그룹에 편입된 이후 국내 완성차 업체들과 관계를 강화하고 적극적인 해외 시장 개척을 통해 성장발판을 마련하고 있다. 또 기존 제품 뿐 아니라 ABS(Anti-Lock Brake System), ESC(Electronic Stability System), 그리고 EPS(Electronic Power Steering) 등 선진 자동차 업체로부터 전자화 부품의 수주를 늘려 가고 있다.
특히 완성차 업체와는 신차개발 시 제동, 조향, 현가장치에 대한 공동개발체제를 구축함으로써 고객만족도를 크게 향상시켰다. 이와 더불어 매출액 대비 연구개발비 비율도 2007년 3.8%에서 2009년 5.4%로 늘어났다.
현대양행 시절이던 1970년 충격 흡수재(Shock Absorber)를 시작으로 우리나라 최초 자동차부품 생산업체가 된 만도는 자동차에서 엔진 다음으로 중요한 섀시 관련 제품을 생산하고 있다.
만도의 주력제품은 차량의 속도를 줄이거나 주·정차에 쓰이는 제동장치, 핸들의 움직임을 바퀴에 전달하는 조향장치, 노면에서 오는 충격을 감소시키는 현가장치로 현재 샤시의 핵심이라고 할 수 있는 이들 3개 장치를 모두 생산하는 업체는 전 세계에서 만도가 유일하다.
제동장치의 경우 1999년 국내 최초로 ABS 독자개발 및 급제동 시 차량 전복을 방지하는 ESC(Electronic Stability Control)도 세계에서 4번째로 개발해 양산하고 있다. 조향장치는 자동차의 전자화 추세에 맞춰 EPS(Electric Power Steering System) 등을 개발해 GM 등에 공급하고 있으며 현가장치 역시 Fuzzy 적응 제어식 현가시스템, 연속가변 전자제어 현가시스템 등의 독자개발에 성공했다.
특히 올해 2월에는 SPAS 및 SCC Stop&Go 시스템을 국내 최초로 개발해 기술력을 또 한차례 입증했다. 이 같은 기술력을 바탕으로 지난해 7월 부품 선정에 있어 까다롭기로 유명한 유럽 완성차 업체에 국내 업체로는 최초로 부품을 공급하는 쾌거를 이룩하기도 했다.
DAS(Driver Assist System) 분야에서 세계적인 기술력을 보유한 독일 헬라사와 지난 2008년 설립한 만도헬라일렉트로닉스가 본격적인 생산 체계에 들어가면 상당한 시너지 효과가 발생할 것으로 예상된다.
1996년 미국 진출을 시작으로 해외시장 개척에 공을 들여온 만도는 현재 미국, 중국, 일본, 독일 등 주요 선진국 뿐만 아니라 인도, 말레이시아, 터키 등 이머징 마켓에도 현지 생산 공장과 지점을 운영하고 있다.
특히 세계 최대 자동차시장으로 부상하고 있는 중국시장에는 2002년부터 2007년까지 5년여의 기간 동안 4개의 생산법인과 1개의 연구소, 그리고 영업법인을 설립하는 등 각별한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중국시장을 미래 성장의 키워드로 설정한 만도는 올해 2월 헤이룽장성 헤이허 동계 자동차부품 테스트 센터를 개관해 글로벌 연구개발 전진기지로 육성한다는 방침이다.
중국과 더불어 이머징 마켓의 대표주자인 인도에도 1997년 설립한 만도 인디아(Mando India)를 비롯해 만도 소프트테크 인디아(Mando Softtech India, 2005년), 만도 인디아 스티어링 시스템즈(Mando India Steering Systems, 2006년) 등 3개의 현지법인을 가동하고 있다.
인도는 양질의 소프트웨어 전문 인력과 인프라를 이용할 수 있다는 점을 감안해 다른 지역과 달리 자동차 관련 소프트웨어 업체를 설립한 점이 특징이다.
현재 자동차 트렌드의 변화를 관통하는 키워드는 바로 전자화, 융합, 그리고 안전. 만도는 이러한 자동차의 트렌드 및 완성차 업체의 요구에 발맞춰 ADAS(Advanced Driver Assist System), 전자부품, Black Box를 신규사업부문으로 설정해 기술개발 및 양산력 확보에 노력을 기울이고 있다.
nero@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