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통상적으로 한 국가의 증시는 경제현황을 보여주는 바로미터다. 중국도 예외는 아니다.
최근 발표된 중국 경제지표로 중국 하반기 경기전망에 먹구름이 낀 가운데 중국 증시도 올해 들어 끝도 없는 내리막길을 걷고 있다. 상반기에만 벌써 1000포인트 가까이 떨어졌다.
현재 중국 거시경제와 주식시장은 한치 앞도 내다보지 못할 정도로 불확실성투성이다. 원자바오(溫家寶) 중국 총리조차 거시경제 정책운영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증시투자자들은 어디에 기대야 할지 몰라 오리무중이다.
이러한 시점에 중국 관영 신화통신의 인터넷 사이트인 신화망에는 6일 중국 증시하락세는 자본시장 발전에 긍정적 시그널이 될 것이라는 내용의 기사가 올라와 증시투자자의 눈길을 끌었다.
◇ 거시경제↓ 증시↓
연초에 동기 대비 무려 20.7% 급증했던 중국의 산업생산속도가 5월 들어 16.5%까지 떨어졌다. 글로벌경기 회복세 둔화·위안화 절상압력·수출환급제도 취소 등 여파로 무역흑자도 큰 폭으로 감소했다. 소비자물가지수(CPI)도 지난 5월 목표선인 3%를 넘어서면서 중국 거시경제정책 운영에 대한 회의감이 시장에 만연해졌다.
더군다나 중국 중앙은행인 인민은행이 올해 들어 세 차례나 지급준비율을 높이고 부동산 시장과열 억제조치를 내놓자 중국 경제가 침체되는 것 아니냐는 비관적인 전망도 속속 나오고 있다.
중국 증시도 이에 즉각 반응했다. 거시경제에 대한 불안감으로 상하이 선전 증시도 4월달 초부터 줄곧 하락세를 보이더니 3개월간 무려 600 포인트가 넘게 빠졌다.
◇ 경제구조 大조정
이에 대해 신화망은 중국 거시경제 운영을 바다 위를 항해하는 거대한 선박을 조종하는 것에 비유했다. 거시적이고 장기적인 관점에서 앞을 바라보아야 정확한 항로를 판단할 수 있다는 뜻이다. 특히 중국과 같은 경제대국의 경우에는 더욱 그렇다.
중국 국가통계국 관련 인사는 “산업생산속도 둔화나 물가의 안정적 증가가 중국 경제의 디플레이션을 의미하지는 않는다”며 “현재 중국경제는 안정기에 들어서고 있다”고 강조했다.
세계은행도 최근 발표한 ‘중국경제 분기보고서’에서 2010년 중국GDP 성장률이 9.5%에 달할 것이며 향후 10년간 양호한 증가세를 보일 것”이라고 말했다.
장리췬(張立群) 중국 국무원발전연구중심 연구원은 “중국 경제는 장기적으로 성장세를 지속하는데 문제될 것이 없다”고 말했다. 그는 “맹목적으로 높은 경제성장률을 달성하는 것이 아니라 시장 주도의 지속 가능한 안정적인 성장을 실현하는 것이 중요하다”고 덧붙였다.
이처럼 현재 중국 당국은 복잡한 대내외 경제환경 속에서도 △안정적인 경제성장실현 △경제구조 개선 △인플레이션 예측강화 △거시경제정책의 안정적 유지를 통해 양호한 경제성장을 달성하는데 주력한다는 입장이다.
△ 자본시장 大개혁
증시도 마찬가지다. 증시가 강세를 보일 때 리스크를 항상 염두에 두어야 하는 것처럼 증시가 바닥을 헤맬 때에도 그 안의 긍정적인 시그널을 포착해 앞날을 예측해야 한다는 것이다.
올해 들어 중국 증시가 큰 폭으로 떨어졌지만 제약·바이오·에너지절약·환경보호 등 하이테크 관련주는 강세를 보였다. 이 중에는 50%이상 훌쩍 뛴 주식도 꽤 된다.
그러나 철강업·전통제조업·부동산 관련주는 증시 하락의 근원지였다. 특히 철광석 등 흑색금속 관련 주는 평균 38.81%나 급락하기도 했다.
이처럼 2010년 상반기 종목별로 희비가 엇갈린 중국 증시는 현재 중국 자본시장의 구조조정과 경제발전방식 전환의 필요성을 그대로 반영하고 있다.
특히 현재 중국 증시에 상장된 기업은 1800여 개에 불과하다. 더군다나 석유화학·자원·중공업·제조업종이 대부분이다. 경제규모가 5조 달러(6000조원 가량)에 육박한 중국 경제규모에 비하면 초라하기 그지없다.
이에 대해 리양(李揚) 중국사회과학원장은 "경쟁력을 갖춘 장래유망 기업들이 더욱더 주식시장에 유입될 수 있도록 자본시장을 발전시켜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 동안 중국 자본시장을 선진화 반열에 올려놓기 위해 중국 정부도 △증시시장화 △관리감독 강화 방면에서 균형을 이루는데 주력해 왔다.
지난해 차스닥을 개설해 하이테크 업체를 집중 육성하기 시작했을 뿐만 아니라 올해 들어서도 주가지수선물거래·신용거래·공매도 등 중국형 ‘증시개혁 3종세트’를 선보였다. 이를 통해 중국 증시에 활력을 불어넣고 투자환경을 선진화시키겠다는 의도다.
또한 리스크를 방지하기 위한 자본시장 관리감독 노력도 병행 중이다. 2008년 이후 내부자거래 시장조작 등 불법행위를 집중 단속해 총 227건을 적발했다. 올해 들어서만 적발한 내부자 거래 범죄도 51건이나 달한다.
성장통없는 성장은 없다. 현재 중국 증시는 급변하는 글로벌 경제환경 속에서 선진화된 경제구조와 증시를 구축하기 위한 성장통을 겪고 있는 것으로 해석된다. 장기적으로 중국이 진정한 선진국가가 되기 위해 꼭 거쳐야 할 과정이라는 것이 전문가들의 전반적인 의견이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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