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최근 중국 팍스콘 선전공장은 이삿짐을 꾸리느라 정신이 없다. 그러나 직원 대부분의 반응은 미적지근한 것으로 알려졌다.
중국 광주일보(廣州日報)는 7일 팍스콘 선전공장의 한 내부인사 말을 인용해 “현재 팍스콘 선전공장의 핸드폰 사업부는 톈진(天津)으로, 컴퓨터 사업부는 청두(成都)와 우한(武漢) 등 다른 도시로 이전시키는 등 일부 사업장을 선전에서 철수시키고 있다”고 밝혔다.
이에 따라 팍스콘 사는 임금과 별도의 특별수당을 조건으로 제시하며 직원들의 전근을 유도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광주일보는 팍스콘 사의 모기업인 대만 훙하이그룹(鴻海科技集團)의 궈타이밍(郭臺名) 회장이 지난 5일 저녁 선전 공장을 방문해 직원들에게 공장이전과 함께 옮기면 임금 외에 보조 수당을 따로 받을 것이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그러나 대부분의 직원들은 추가 수당에도 불구하고 일자리를 옮기는 것을 원하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최근 팍스콘에서 화웨이(華爲)로 직장을 옮긴 한 과장급 인사는 “사측에서 청두로 옮기면 임금 외에 별도로 정착비 1만 위안을 주겠다는 조건을 내걸었다”고 말했다. 그러나 그는 “처자식과 함께 옮기는 게 번거로워 그냥 선전에 남기로 했다. 다른 동료 4명과 주변의 화웨이 사로 옮겼는데 월급은 두 배로 뛰었다”고 덧붙였다.
그는 또 “이 밖에도 많은 직원들이 화웨이로 옮기고 싶어하지만 경력이 딸려서 못 가는 경우가 부지기수”라고 말했다.
또한 팍스콘사 직원 둥(董) 모씨는 “일하던 사업부는 이미 지난 5월초 허베이(河北) 랑팡(廊坊)으로 옮겼으며 몇몇 직원들도 따라서 옮겼다”고 말했다.
그러나 아무리 사측에서 거액의 돈을 주더라도 북부 지역 생활은 적응하기 힘들 것이라는 것이 둥 모씨의 생각이다.
그는 “사측에서 직원들이 전근하면 3000위안의 정착비까지 따로 마련해 준다고 했지만 그 돈은 1년 후에나 나올 것”이라면서 사업부를 옮기기 시작한 이후 8만명에 달했던 직원 숫자가 1만5000명으로 급격히 줄었다”고 토로했다.
청두·우한·랑팡 외에도 허난(河南)성 정저우(鄭州)에 신 공장을 건설한다는 계획도 들린다. 애플 사 제품 일부가 정저우 공장 생산라인에서 제조될 것이라는 소문이다.
그러나 팍스콘사에서는 직원들이 동요할 것을 우려해 대규모 공장이전은 없을 것이며 예정대로 임금은 인상될 것이라는 내용의 문건을 작성 중에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한편 팍스콘사 공장이 선전에서 철수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면서 중국 내 일부 내륙 지역에서는 팍스콘사 투자를 유치하기 위해 여러 방면으로 접촉을 시도하고 있다고 광주일보는 덧붙였다.
baeinsun@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