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휴대폰, 중국사업의 '환골탈태' 스토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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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08 1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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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배인선 기자) 초콜릿폰·롤리팝폰·쿠키폰…. 달콤하고 톡톡 튀는 이미지로 글로벌 휴대폰 시장을 휩쓸었던 LG전자의 히트 상품이다. LG전자는 2008년 11.2%에 달하는 영업이익률을 달성해 글로벌 휴대폰시장 5위를 선점했다.

그러나 글로벌 시장에서의 화려한 실적과 달리 LG전자의 중국시장 성적표는 초라하기 그지없었다. 2008년 상반기 중국시장 점유율은 겨우 2%, 중국 휴대폰 업체 중 다섯 손가락 안에도 들지 못했다.

그로부터 1년 후 LG전자 중국시장에서 10억 위안이라는 수익을 거두었다.

중국의 21세기경제보도(21世紀經濟報道)는 8일 중국 시장에서 벼랑 끝까지 몰렸던 LG휴대폰이 ‘중국에 있는 LG’가 아닌 ‘중국의 LG’로 환골탈태한 성공 스토리를 소개했다.

◇ ‘로마에 오면 로마법을 따르라’

LG가 중국시장에서 간과한 부분은 바로 본토화 전략이다.

글로벌 사업부에도 한국인 경영인을 두는 것은 LG에서 오랜 기간 이어져온 ‘전통’이었다. 그러나 중국어도 할 줄 모르고 중국 시장에도 까막눈인 경영인은 있으나마나 한 존재였다.

따라서 무슨 결정을 내려도 본사의 승인이 떨어질 때까지 기다리기 일쑤였다. 하루가 다르게 변하는 중국 시장에서 의사결정 지체는 최대 취약점이었다.

수시로 교체되는 한국인 경영인때문에 장기적인 사업도 추진하기 어려웠다.

매번 경영인이 교체될 때마다 계약을 다시 맺어야 했던 협력업체들은 하나 둘씩 LG 핸드폰에 등을 돌리기 시작했다. 중국 내 LG핸드폰 유통채널은 쪼그라들었다.

또한 LG전자에 고위관리직으로 스카우트된 중국 현지인은 차별대우를 받았다. 이들은 아무리 애를 써도 최고위직으로 올라갈 수 없었다. 한국인들과 어울리면서 소외감을 느끼기 일쑤였다. 한국인은 중국인을 100% 신뢰하지도 않았다.

LG중국 핸드폰사업부에서 고위관리직으로 근무한 경험이 있는 한 인사는 “중국현지인은 회사 내에서 힘이 없었다”고 토로했다. 직원충성도를 매우 중요시하게 여기는 한국기업은 외부영입인사보다는 내부인사를 훨씬 신뢰한다는 것이었다.

이처럼 LG휴대폰 중국 사업이 존폐위기에 몰렸을 때 남용 LG전자 부회장은 비장의 카드를 꺼내 들었다. 바로 현 LG전자 중국휴대폰사업부 런웨이광 총경리의 전격 영입이다.

런 총경리의 경력은 화려했다. 지멘스·노키아·모토로라에서 다양한 경력을 쌓아 왔던 런 총경리는 LG전자의 ‘첫 실험작’이었던 것이다.

런 총경리는 “모토로라 등 기업에서는 직접 이메일로 연락하고 전화로 회의하는 것이 다반사였는데 LG는 언어소통이 불편해 번역작업을 거쳐야 하는 경우가 많다”고 말했다. 그래도 지금은 한국인 직원들과 서로 협력해 점점 적응해가고 있다고 런 총경리는 덧붙였다.

◇ ‘위기(危機)’는 위험과 기회의 합성어

2009년은 전세계 휴대폰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여파로 2000년 이후 처음으로 마이너스 성장을 기록했던 혹독한 해였다.

모토로라·소니에릭슨 등 글로벌 휴대폰 업체는 하나 둘씩 쇠락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LG전자는 마지막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배수진’을 쳤다.

글로벌 경제침체 속에서 중국시장에 10억 위안(2000억원 가량)에 달하는 대대적인 투자를 결심한 것.

LG전자는 2009년 중국시장에서 과거의 세 배에 달하는 60여 종류의 신제품을 새로 선보였다. 판매유통업체도 기존의 7000개에서 1만3000개로 확장했다.

마케팅 전략도 대대적으로 재편했다. 초콜릿폰 성공을 계기로 젊고 달콤한 LG폰만의 이미지를 대대적으로 내세운 것. 특히 TV 지하철역 길거리 전광판 광고를 통해 롤리팝폰·쿠키폰·아이스크림폰 등 LG휴대폰만의 달콤한 이미지를 강조했다.

LG휴대폰은 2009년을 기점으로 중국시장에서 점점 기지개를 펴고 있다. 현재 월 매출은 80만대에 달한다. 런 총경리는 올 한 해 1000만대 휴대폰 판매가 목표라고 강조했다.

◇ LG휴대폰의 앞날은…

그러나 아직까지 LG휴대폰은 중국 시장점유율은 6%이다. 전 세계 시장점유율이 11%인 것에 비하면 한참 못 미치는 수준이다. 더군다나 글로벌 스마트폰 시장의 흐름을 읽지 못하고 늦장 대처했다는 비난도 면치 못하고 있다.

실제로 LG전자는 아이폰 돌풍이 불기 시작한 2010년에야 스마트폰 연구개발을 본격적으로 착수하기 시작했다. 지난 2009년 중국시장에 내놓은 풀터치 스마트폰 KT878에 대한 제품 결함 문의는 빗발치고 있다.

그러나 LG전자는 첫 글로벌 전략폰인 `옵티머스 원 위드 구글`로 다시금 한 단계 도약할 것이라는 전략이다.

특히 미국 등 선진시장은 물론 브라질·인도·중국·동남아 등 주요 신흥국 시장에서 스마트폰 대중화를 이끌 제품으로 육성하겠다는 전략이다.

baeinsu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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