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정운찬 국무총리의 심기가 불편하다. 정 총리는 8일 총리실 간부들과의 티타임 자리에서 최근 자신의 거취 관련 보도와 관련 이 같은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3일 이명박 대통령과 독대를 갖고 세종시 수정안 국회 부결에 대한 책임을 지겠다면서 사의를 표한 뒤 향후 거취와 관련한 다양한 분석이 쏟아지자 이에 대한 불쾌한 심경을 표출한 것이다.
특히 정 총리는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밝히는 것은 예의가 아니다”며 이 대통령과의 대화 내용을 함구하고 있음에도 여러 경로를 통해 다양한 관측이 나오는데 대해 총리실 주변에서는 “청와대 참모들이 의도를 갖고 흘리는 것 아니냐”는 이야기도 나왔다.
총리실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정 총리는 이날 티타임 자리에서 청와대 참모와 총리실 사이에 알력과 대립이 있는 것으로 언론에 보도된데 대해 꾸중을 했다. 외부에 할 얘기가 따로 있지 않느냐는 지적이었다고 한다.
다만 알력설이 사실이 아니냐는 질문에 총리실 관계자는 “코멘트하지 않겠다”며 사실관계를 애써 부인하지 않은 것으로 알려졌다. 정 총리 교체론에 대한 총리실 내부의 분위기를 반영하는 것으로 볼 수 있는 대목이다.
앞서 정 총리는 사퇴설과 총리실 민간인 사찰 파문 악재 속에서도 중소기업, 취약계층 지원, 현장행정 등을 적극 주문하는 등 꿋꿋한 모습을 보였다.
전날 간부회의에서도 자신의 거취에 대해서는 일절 언급하지 않은 채 공직윤리지원관실 개편 등 후속대책과 서민·취약계층 지원, 대기업과 중소기업의 상생방안 마련 등을 함께 지시했다. 회의에서는 총리실의 향후 운영방안에 대해서도 여러 주문을 한 것으로 알려졌다. “정답은 현장에 있다”, “대기업과 중소기업이 상생할 수 있는 방법을 마련해달라”는 등의 당부도 있었다고 한다.
정 총리의 행보를 거취와 연관시켜 해석하게 된 배경이다.
한편 총리실은 지난 7일 발생한 시게이에 도시노리 주한 일본대사를 겨냥한 시멘트 덩어리 투척사건에 대해 정부차원의 대책을 마련키로 했으며, 정 총리는 앞서 간부회의에서 제기된 대-중소기업간 상생문제에 대해 내주로 예정된 국가정책조정회의에서 논의키로 결정했다.
force4335@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