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정화 기자) 국내 첫 저가항공인 한성항공의 재개항에 '빨간불'이 켜졌다.
한성항공은 지난 3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인가를 받은 후 대외적으로 이달 중순 취항을 하겠다고 밝혔지만 주먹구구식 경영으로 항공사 면허조차 받지 못하고 삐걱거리고 있는 것으로 밝혀졌기 때문이다.
12일 업계에 따르면 한성항공은 운항 재개에 가장 기본적인 '항공사 면허' 신청조차 제대로 하지 못 해 신청서가 반려됐다.
한성항공 경영진은 지난 3월부터 한성항공의 면허를 재발급받기 위해 경력직 항공전문 인력을 80명 이상 채용했음에도 불구하고 제대로 된 준비를 하지 못 한 것이다.
국토해양부 관계자는 전화 인터뷰에서 "한성항공이 예전에 면허를 받은 경험이 있어 서류 심사에 문제가 없을 것으로 보았지만 서류가 미비해 신청서를 반려했다"고 밝혔다.
이어 "항공법이 완화돼 예전보다 서류 심사가 어렵지 않음에도 불구, 준비를 못 한 것은 관계자와 관계당국을 우습게 보는 것이 아닌지 의심스럽다"며 "향후 한성항공의 준비상황을 예의 주시하겠다"고 덧붙였다.
또 다른 관계자는 "코스타항공의 경우 2명이 한 달만에 서류를 준비해 면허를 받았는데 한성은 100명의 전문인력이 4개월에 걸쳐 준비했지만 서류 전형에서 탈락했다"며 현재 추진중인 사업의 준비 여부에 의문을 내비췄다.
한성항공은 지난 2008년 무리한 시설투자와 노선확장을 위한 100명 이상의 인력을 추가 채용했다. 이후 인건비를 지급하지 못하는 등 심각한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했다.
이에 따라 지난 2009년 8월 서울지방법원에 파산 신청과 함께 새로운 투자자인 신보종합투자(주)를 영입해 법정관리를 신청을 했다.
이후 한성항공 직원들의 기업회생 동의와 주주들의 도움에 힘입어 한성항공은 채권단과 300억 원에 달하는 부채 협의도 마무리를 하고 지난 3월 서울지방법원으로부터 기업회생 가인가를 받았다.
하지만 한성공항을 어려움에 빠트렸던 경영진 중의 한 명인 김준효 전무를 다시 경영진으로 선임하는 등 1대 주주인 신보종합투자(주)의 파행경영에 대해 항공업계와 관련 기관은 물론 한성항공 직원들조차 우려의 목소리를 내고 있다.
한성항공은 항공전문인력 80명 외에, 신입직도 두 차례에 걸쳐 70여명을 채용한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 2008년 무리한 시설투자와 노선확장을 위한 100여명의 추가인력 채용으로 인한 심각한 경영난으로 운항을 중단했음에도 불구하고 이 같은 전철을 다시 밟고 있는 것이다.
항공대학관련 이모 교수는 "한성은 면허를 받은 후에도 서울지방 항공청의 운항심사(AOC)등의 절차가 남아있는데 이렇게 준비에 소홀하면 심사기간이 길어질 수 있다"며 "수십억원의 비용을 추가로 낭비할 것이다"고 지적했다.
한성항공은 또 지난주 수백억에 달하는 B737-800 기종을 도입했지만 언론에 일체 공개하지 않아 일반인은 물론 항공업계에 또 다른 의문과 궁금증을 낳고 있다.
김포공항의 한 관계자는 "한성항공은 항공기를 도입하며 한성항공의 로고 등을 넣지 않았다"며 "업계는 한성항공의 사업 추진 자체가 검증 없이 주먹구구식으로 진행되는 것으로 보여 심각하게 우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한편 관계기관에서는 "한성항공이 취항을 하려면 지금이라도 항공사 설립 경험이 많은 검증된 전문가를 영입해 회사의 문제점을 찾아 개선해야한다"며 "한성항공이 도입한 항공기에도 문제가 없는지 염려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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