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성우 기자) 대다수 투자자문사들은 그룹 내부 시장(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종목 덕분에실적을 올리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전문가들은 투자자문사가 선호하는 특징을 보유한 종목에 대해 길목 지키기에 나서는 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12일 금융감독원의 분석자료에 따르면 지난해 3월 13조원 수준이던 국내 증권사들의 랩어카운트 잔고는 최근 5월말 기준으로 27조원을 상회했다. 1년여만에 두배 수준을 넘어서는 빠른 잔고 증가세다.
랩어카운트는 증권사 일임운용하는 일임형 랩과 투자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사 연계형 랩(자문형 랩)으로 구분된다. 이중 특히 투자자문사로부터 자문을 받아 운용하는 자문형 랩의 잔고는 지난 6월 한달 동안에만 1조원 가까이 증가한 것으로 집계됐다.
자문형 랩은 펀드와 달리 시장의 변동성 및 불확실성이 클 경우 유연한 시장대응을 통해 위험 관리와 수익을 추구하는 구조이다. 편입종목 수는 펀드의 경우 약 40~60개이지만 자문형 랩의 경우 약 8~15 종목 내외로 빠른 시장 대응이 가능하다. 자문형 랩의 팽창은 최저 가입금액 하향(1억원→3~5000만원)으로 투자자 가입이 용이해지고 탄력적 자산운용으로 투자금액이 증가한 덕분으로 풀이된다.
전문가들은 자문형 랩이 성장하고 있는 만큼 투자자문사 선호 종목군의 주가 수익률 상승 현상은 향후에도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전망했다.
김병연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예전에는 주로 자금 여력이 풍부한 투자자들이 랩어카운트에 투자했지만 최근에는 소액으로도 투자가 가능하다"며 "과거 적립식 펀드가 은행에서 판매되기 시작하면서 붐이 일었던 것처럼 은행에서 랩어카운트 판매가 가능해지면 이에 대한 수요는 더욱 증가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원종혁 SK증권 연구원은 “부동산 시장 침체가 이어지는 등 다른 투자 대안이 없어서 자문형 랩과 같은 새로운 수단으로 증시에 투자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며 "자문형 랩은 특정 종목의 주가가 상승하는 추세에 베팅하는 구조이기 때문에 지수 상승 구간에서도 자금이 빠져나갈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전했다.
이어 증시전문가들은 자문형 랩이 선호한 종목이 기업실적 호전이라는 요인 외에도 캡티브 마켓을 보유한 종목이라는 점을 주목했다.
김승한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자문사 선호종목군은 목표가 대비 현주가의 괴리율이 15~20%이상으로 추가 수익률 확보 가능성이 기대되고 해당기업의 예상 주당순이익(EPS) 성장률이 시장 전체 수준을 상회하는 종목”이라며 “또한 캡티브 마켓을 보유함으로써 규모의 경제 활용이 가능한 기업들이 다수 포진돼, 기업의 성장 동력으로 내재되어 있다”고 분석했다.
그는 유사한 특징을 보유한 종목에 대해 길목 지키기에 나서는 시장대응 전략을 제시했다.
김 연구원은 “LG화학 호남석유화학 현대하이스코 현대제철 CJ오쇼핑 현대백화점 웅진코웨이 OCI머티리얼즈 주성엔지니어링, 삼성SDI, 한솔LCD, LS로 자문사 투자선호 업종이 변화할 수 있다”고 바라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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