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도조선소는 조직 슬림화 통해 고부가가치 선박에 전념
-수빅조선소 주력 사업장으로 떠올라…인력 보강 나서
-필리핀 현지 조선소 추가 건립도 검토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한진중공업이 글로벌 경쟁력을 강화하기 위해 국내외 사업장 인력에 대한 전면 재배치에 나섰다.
특히 신규 수주가 멈춘 국내 사업장들은 잇따라 폐쇄되고 있다. 반면 한진중공업은 연일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는 필리핀 현지 조선소의 인력을 보강하는 한편 추가 조선소 건립을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13일 한진중공업 고위 관계자에 따르면 인천 율도 공장이 이르면 3분기 안으로 폐쇄된다. 현재 율도 공장에는 관리 인력과 협력업체 직원 100여명 안팎이 상주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 관계자는 "현재 인천 율도 공장의 생산 근로자들은 모두 협력업체 직원들이기 때문에 노조와 협상할 필요가 없다"며 "올해 안으로 단계적 폐쇄조치에 들어갈 예정"이라고 밝혔다.
한진중공업은 앞서 지난달 노사 합의를 거쳐 울산 블록공장 근로자를 150여명을 영도조선소로 전환배치했다. 울산 블록공장은 잔여 업무를 마무리 짓고 이달 말까지만 운영될 예정이다. 이로써 한진중공업의 국내 사업장은 영도조선소와 부산 다대포 블록공장 등 두 곳만 남게 됐다.
영도조선소는 그동안 협소한 부지로 인해 선박 건조에 쓰인 블록을 울산ㆍ인천 등에서 생산에 조달해 왔다. 하지만 2008년 12월 이후 영도조선소의 신규 수주가 멈추면서 관련 인력 및 시설이 남아돌게 됐다.
때문에 한진중공업은 규모가 작은 일본 조선소를 '벤치마킹'해 조직을 슬림화하고 고부가가치 선박 중심으로 영도조선소를 탈바꿈하기 위해 전력을 기울이고 있다.
한진중공업 관계자는 "조직과 시설에 대한 구조조정을 통해 수주 단가를 낮춰야 영도조선소가 생존할 수 있다"며 "이같은 전략은 선택이 아니라 필수"라고 강조했다.
한편 한진중공업은 필리핀 현지 조선소인 '수빅조선소'를 핵심 사업장으로 육성할 방침이다. 경쟁사들에 비해 저렴한 인건비가 매력적인 수비조선소는 가격 경쟁력을 내세워 거침없는 수주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수빅조선소는 올 상반기에만 21척, 총 12억 달러를 벌어들였다. 이로써 3년치 물량을 확보한 수빅조선소는 대규모 인력 채용에 나섰다.
최근 421명의 용접인력을 고용한 데 이어 4000여명을 추가로 고용할 예정이다. 또한 대규모 수주를 대비하기 위해 용접인력 뿐 아니라 30여명 안팎의 설계인력도 추가로 충원한다.
수빅조선소 현지 관계자는 "지난해 글로벌 경기침체로 조선시황이 급락하면서 수빅조선소도 어려움을 겪었지만 최근 시황 회복과 함께 수주도 급증하고 있다"며 "향후 최대 5000여명까지 추가로 고용할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또한 한진중공업은 수빅조선소 외에도 필리핀 현지 조선소 추가를 내부적으로 검토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는 글로벌 경기침체로 다소 주춤하고 있지만 수빅조선소가 정상화 단계에 들어서면 구체적인 움직임을 보일 것으로 보인다.
부지도 확보한 상태다. 한진중공업은 지난 2008년 피비덱산업공사와 '피비텍산업단지' 내 514만㎡(약 155만 평)의 부지에 2조원을 투자해 조선소를 준공하기로 양해각서를 체결했다. 임차 기간은 계약 체결 후 50년까지다.
필리핀 현지 관계자는 “피비텍산업단지에 들어소는 조선소는 수빅보다 두 배 이상 큰 규모로 알고 있다"며 "선박부품ㆍ소재 등 조선기자재 업체들도 입주하는 해양종합 생산기지로 조성될 것"이라고 전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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