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수첩] 현대아산! 힘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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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3 14:5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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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대북관광사업은 '평화의 상징'이자 '한민족 번영의 초석'이라는 자부심으로 지난 2년을 버텨왔습니다. 금강산관광 재개를 못보고 회사를 먼저 떠나게 돼 남은 동료들에게 그저 미안할 뿐입니다."

지난달 현대아산에 사직서를 제출한 어느 직원의 변(辯)이다. 그는 지난 6개월 동안 재택순환근무자로 일하다가 최근 퇴사를 결심했다. 생활고가 직접적인 원인이었다.

지난 12일은 금강산 관광이 중단된 지 2년이 되는 날이었다. 2008년 7월 11일 발생한 고 박왕자씨가 북한군 총격에 의해 사망한 사건을 계기로 금강산관광은 중단됐다.

이로 인해 사업 주체인 현대아산은 3024억원에 달하는 매출손실을 기록했다. 관광 중단 전 1084명이었던 직원은 수차례 구조조정을 통해 현재 328명으로 70%나 줄었다. 임직원 급여도 5~30% 정도 삭감됐다.

때문에 현정은 현대그룹 회장은 지난해 8월 북한을 전격 방문해 김정일 국방위원장을 만났다. 돌파구를 찾고자 하는 노력이었다. 하지만 남북한의 꼬인 실타래를 풀기에는 역부족이었다.

결국 북한 당국은 지난 4월 우리 정부 소유의 금강산 부동산에 몰수 초치를 취했다. 현대아산 등 민간업체들이 소유한 각종 관광 인프라는 동결했다. 우리 정부 역시 피격사건 진상 규명, 재발방지책 마련, 관광객 신변안전 보장 등 '3대 선결과제'를 굽히지 않고 있다.

남북한 정부가 '기싸움'을 벌이는 동안 중국 관광업체들은 기존 관광 인프라를 이용해 금강산관광을 재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금강산관광에 대한 포괄적 사업권을 가진 현대아산으로써는 기가 찰 노릇이다.

이쯤 되면 이익을 쫓는 기업이라면 대북사업을 포기할 만하다. 현대아산이 전체 그룹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부문도 3%에 불과하다.

그럼에도 현대는 대북사업을 포기할 생각이 없다. 현정은 회장은 기회가 있을 때마다 대북사업에 대한 확고한 의지를 보여줬다. 재무약정체결 논란으로 그룹 분위기가 어수선 하지만 현대 임직원들은 한사코 대북사업을 포기하지 않을 것이라고 한다

현대아산은 최근 건설사업 분야를 강화하는 한편 PLZ(평화ㆍ생태) 관광, 통일부 대북정책 현장체험 프로그램 등 관광 상품을 선보이며 활로를 모색하고 있다.

'어리석은 노인 우공이 산을 옮긴 것'처럼 이들의 행보도 그저 답답하기만 하다. 하지만 이게 글로벌 브랜드 '현대'를 만든 원동력이다. 이들의 도전에 작지만 진심어린 응원을 보낸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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