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익률 '꼴찌' 은행권이 적립액은 최대…'꺾기' 관행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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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6 1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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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유경 기자) 은행들이 금융권 최저 수준의 수익률에도 불구하고 퇴직연금 시장에서 고공행진을 이어가고 있다.

이에 대해 정부의 감독 강화에도 불구하고 은행권의 '꺾기'를 통한 퇴직연금 유치 관행이 이어지고 있다는 비판이 제기되고 있다.

18일 금융당국과 관련 업계에 따르면 국민·우리·신한·하나·농협·산업·기업·외환은행 등 8대 은행의 지난 2분기 퇴직연금 확정급여형(DB형) 수익률은 1.12%인 것으로 나타났다.

이는 생명보험사의 1.28%, 손해보험사의 1.26%에 비해 낮은 수준이다. 같은 기간 1.36%의 수익률을 올린 증권사에 비해서도 크게 못 미친다.

확정기여형(DC형)이나 개인퇴직계좌(IRA형)의 경우도 마찬가지.

이들 은행이 2분기 DC형에서 1.16%의 수익률을 기록한 반면 생보사와 손보사는 각각 1.41%의 수익률을 올렸으며, 증권사는 1.45%를 달성했다.

전통적으로 은행이 강세를 보여 왔던 IRA형의 경우에도 수익률(1.30%)은 증권업계의 1.72%에 크게 못 미쳤다. 다만 생·손보사보다는 0.15%포인트 가량 높았다.

지난해에도 은행은 DB형과 DC형에서 각각 5.27%, 6.5%의 수익률을 기록해 생보사(5.63%, 7.96%)나 증권업계(6.33%, 13.41%)보다 낮았다.

수익률만 놓고 보면 은행이 금융권에서 제일 뒤쳐져 있는 형국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적립금 규모는 갈수록 늘고 있다.

지난 2분기 은행 DB형에 몰린 돈은 1조478억원. 증권사 DB형 총 잔액 1조1246억원과 맞먹는 수준이다.

같은 기간 생보사는 6849억원, 손보사는 1537억원을 유치하는데 그쳤다. 증권사도 2094억원에 불과했다.

특히 삼성생명·삼성화재에 대한 삼성계열사의 퇴직연금 몰아주기 효과를 제외하면 은행권과 여타 금융 업권 간의 격차는 더욱 벌어지게 된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은행이 우월적 지위를 이용해 기업 퇴직연금 시장을 독식하고 있다"며 "금융당국이 이 같은 영업 행태를 적발하고 규제할 실질적인 대안이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한 증권사 임원은 "은행들이 당국의 제도 개선에도 대출만기 연장이나 신규대출을 빌미로 퇴직연금 '꺾기' 영업을 벌이고 있다"며 "해당 기업의 대출금리를 깎아줘 퇴직연금을 유치하는 사례도 있다"고 말했다.

ykkim@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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