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먼건강칼럼]'냉' 여성 건강의 위험신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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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16 15: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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수원 강남여성병원 산부인과 전문의 성영모

여성에게 있어서 월경 못지 않게 고통스러운 것은 흔히 냉 또는 대하증으로 불리는 증상이다. 사실 냉은 여성에게 이로운 분비물로, 여성의 생식기를 촉촉하게 유지하는데 배란기 점액분비물을 제외하고는 질 밖으로 배출되지 않는다. 건강한 여성에게서 나오는 냉은 백색의 투명한 빛을 띠고 물보다 약간 끈적거린다. 또한 ph 4.5~5.5 정도의 약산성을 유지해 유해 세균으로부터 질을 보호해준다.

그런데 여성 생식기는 음모와 피지선, 땀샘, 모낭 등이 점액과 소변과 혼합되고 항문과도 가깝기 때문에 세균으로부터 가장 취약한 자리에 있다. 게다가 질 내부는 세균이 증식하기 좋은 최적의 온도와 습도를 유지하고 있어 세균 침입이 상존하는 곳으로 조금만 방심해도 쉽게 염증이 나타날 수 있다. 냉이 지나치게 많아져서 외음부로 흘러나오거나 악취가 나는 것은 질 건강의 균형이 깨졌다는 신호로도 볼 수 있는데 이때 지나치게 분비된 냉은 오히려 세균을 번식시킬 수 있다. 냉을 방치하면 외음부는 질염에 노출될 수 있는데 특히 클라미디아균에 감염됐을 때는 나팔관에 염증을 일으켜 불임을 유발할 수도 있다.

이외에도 냉 분비를 유발하는 세균은 많다. 임질과 같은 성병, 악취가 동반되는 냉을 분비하게 하는 가드넬라 질염, 남성 요도에서 기생하는 균으로 인한 트리코모니스 질염, 당뇨가 있거나 항생제 장기복용자, 임산부에게 흔히 나타나는 칸디다 질염 등이 있다.

이런 질염들은 자궁경부나 주요 생식기까지 영향을 미쳐 불임이나 만성 골반염, 만성 골반통과 같은 장기적인 후유증을 유발할 수 있기 때문에 신속한 치료가 필요하다. 냉이 생리 전후나 몸의 컨디션이 좋지 못할 때에도 과도하게 나오는 경우가 많아서 냉이 많이 나오는 것을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는 여성들이 많은데, 냉이 많이 나온다고 생각되면 염증이 생기기 전에 산부인과에서 검사를 받는 것이 현명한 처사다.

최근처럼 급격한 기온 변화에 몸이 적응하지 못하고 면역력이 약해지기 쉬운 때일수록 여성들의 주의가 필요하다. 평소 복장과 속옷을 입을 때에도 통풍과 땀 흡수가 잘되는 것으로 착용하고 청결 관리에도 각별히 신경 쓸 필요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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