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정경진 기자) 공급자와 수요자의 양방향 통신을 통해 전력망의 운영을 효율적으로 최적화하는 미래형 전력시스템인 '스마트 그리드(Smart Grid)' 사업이 관련 시장의 발전을 유도하는 촉매제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되고 있다.
스마트 그리드 산업이 활성화될수록 이를 구현하기 위한 다양한 정보통신(IT) 기술과 기기의 필요성도 확대되면서 연쇄적인 신시장 창출 기회가 될 수 있을 것이란 분석이다.
19일 삼성경제연구소에 따르면 스마트 그리드 관련 시장은 작년 693억달러에서 2014년에는 1714억달러로 연평균 19.9%씩 성장할 것으로 예상된다.
이런 가운데 우선 스마트 그리드 도입을 통해 수요자가 실시간으로 가격정보를 제공받고 전력가력이 실시간 변동제로 전환될 경우 기존에 없었던 전력 거래시장이 형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이창용 삼성경제연구소 수석연구원은 "현재는 전력사업자가 일방적으로 전력을 공급하고 사용자는 비용을 지불하는 형태지만 스마트 그리드 체제에서는 수요자도 전력 사용량을 조정하면서 전기를 저장하거나 판매할 수 있다"고 설명했다.
이와 관련, 한국은 올해부터 지능형 전력서비스 추진을 위해 단계적으로 과제를 진행하며, 전력거래시스템은 2013년 이후 추진될 예정이다.
전력요금 정보를 실시간으로 모니터링하는 '스마트 미터' 시장도 급성장할 것으로 보인다.
이미 설치가 이뤄지고 있는 선진국의 스마트 미터 시장규모는 작년 64억달러에서 2014년 190억달러로 급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전력을 저장하거나 신재생에너지로 생산된 전력의 품질 제어에 필요한 전력 저장장치 수요도 급격히 증가할 전망이다.
이창용 연구원은 "수요자는 분산발전으로 생산한 전력이나 야간 잉여전력을 전력저장 장치에 보관한 뒤 전력 사용량이 급증하는 시간대에 높은 가격에 재판매할 수 있게 된다"고 말했다.
스마트 그리드 시장이 확대될수록 전력량을 조정해 절전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스마트 가전제품 개발도 활성화될 것으로 관측된다.
스마트 가전시장은 2011년 31억달러에서 2015년 152억달러로 성장할 것으로 예상되며, 특히 전력소비가 많은 세탁기와 냉장고 등 대형 제품을 중심으로 시장이 활성화될 전망이다.
이와 함께 스마트 미터, 스마트 가전, 전력 저장장치 등 주변기기의 전력상황을 종합적으로 제어하는 서비스도 등장을 앞두고 있다.
이 연구원은 "전력산업의 스마트 그리드 체제로 바꾸면서 발생할 수 있는 IT 제품 및 관련 분야에서의 새로운 사업기회를 발굴해야 한다"며 "정부는 분산형 전력기술을 육성하고 업종 간 컨버전스를 장려함으로써 IT와 전력 산업이 융합할 수 있는 정책을 개발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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