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경 기자) 글로벌 경기침체에도 불구하고 지난해부터 호실적을 달성하고 있는 국내 유화업계가 요즘 근심에 쌓여있다. 최근 중국이 대만과 경제협력기본협정(ECFA)을 체결했다는 소식 때문이다.
중국은 국내 유화업계에서 가장 높은 비중을 차지하는 최대 규모의 수출시장이다.
지금까지 중국은 한국과 대만 플라스틱 제품에 6∼12%, 유기화합물에 6.5%의 관세율을 적용해왔다. 그러나 이번 협정 체결로 대만 제품이 무관세 적용을 받으면 원가경쟁력 등 훨씬 유리한 환경의 고지에 서게 된다. 결국 이번 협정체결로 대중국 수출경쟁력을 갖춰온 한국기업만 타격을 입게 된 셈이다.
최근 산은경제연구소가 발표한 '중국-대만 ECFA 체결의 국내 산업에 대한 영향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이번 체결로 석유화학산업의 수출이 잠식될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결과가 나왔다.
이 보고서는 중국시장에 50% 이상을 수출하는 석유화학업계가 시장 잠식 가능성이 가장 높다는 분석을 내놓기도 했다.
게다가 국내 유화업계는 매분기 때마다 중국의 신증설 물량으로부터 자유롭지 못한 상황이다. 글로벌 시장에 중국으로부터 신증설 물량이 쏟아져나오면 공급과잉 등으로 국내 유화업계에 미칠 파급효과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이기 때문이다.
그만큼 국내 유화업계에 있어서 중국은 위협적인 요소로 자리잡고 있다.
그러나 중국이 반드시 위협적인 요소만 갖춘 것이 아니다. 동시에 기회요인도 갖추고 있다. 우선 중국은 동북아 석유화학 산업의 호황기를 이끄는 근원지이기도 하다.
실제로 유화업계가 호실적을 거둔데는 중국정부의 대규모 경기부양책의 공로가 컸다.
당초 우려 요인이었던 중국내 대규모 신증설이 있었지만 경기부양책으로 인한 수요도 그만큼 높아져 실제로 신증설로 인한 수요감소는 이뤄지지 않았던 것이 한 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이제부터는 국내 석유화학업체들이 중국발 영향권으로부터 벗어나기 위한 다양한 방법을 시도해야 할 때다. 아울러 국내 석유화학업계가 중국 시장의 동향에도 끄덕없을 그날이 빨리 올 수 있기를 기대해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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