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경험이 많지 않은 일반투자자가 파생상품시장에 입문하기란 쉽지 않다. 기대수익이 높은 만큼 감수해야할 위험이 높다는 이유도 있지만 기본적으로 시장 자체에 대한 진입장벽이 높은 탓이다.
게다가 기존 진입장벽은 파생상품시장이 발전할수록 시장참여자들에 의해 더 높이 쌓여지고 있는 실정이다.
'선물시장에서 베이시스는 백워데이션과 콘탱고를 오갔다'. 한 증권사가 분석한 파생상품시장 시황분석 보고서의 첫 줄이다. 베이시스는 선물과 현물의 가격차이를, 콘탱고는 선물이 현물보다 비싼 상태를 말한다. 그 반대가 백워데이션이다. 해석하자면 선물시장에서 선물과 현물가격이 엎치락뒤치락했다는 의미다.
이는 비단 파생상품시장 형성자들의 문제만은 아니다. 투자에 참고할 만한 각종 지표들을 어려운 용어로 쏟아내는 기관들도 문제다. 매달 각 기관에서 발표한 보고서만으로 정확히 시장상황을 판단할 수 있는 일반 투자자가 과연 몇명이나 될 지 의문스럽다. 일반인에 가까운 기자들이 쓴 기사가 어려운 이유도 같은 맥락이다.
물론 주식시장 특성상, 매 1분 1초에 내리는 판단이 중요하다. 되도록 짧은 시간에, 간단한 소통만으로 시장상황을 파악하고 대응하는 것은 필수적이다. 그러나 앞서 든 예와 같이 쉬운 표현은 충분이 가능하다. 전문용어를 남발하는 것은 시장을 키우는 데도 전혀 도움이 안된다. 진입장벽이 높을수록 투자자의 참여가 제한돼, 결국 시장활성화도 기대할 수 없다. 소비자가 찾지 않는 시장은 쇠퇴하기 마련이다.
시장 건전성을 위해서도 시장 문턱을 낮출 필요가 있다. 최근 지난 금융위기로 체면이 구긴 미국이 부랴부랴 내놓은 금융개혁안이 화제다. 금융위기의 주범이었던 파생상품과 헤지펀드에 대한 감독의 사각지대를 없애고 규제를 보다 엄격히 해 투자자 보호를 강화하겠다는 내용이 골자다.
규제강화도 중요하지만 앞서 파생상품에 대한 투자자들의 이해도가 높았다면 전세계를 뒤흔든 금융위기가 이렇게 쉬이 찾아오진 않았을 것이라는 생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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