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미호 기자) "조각이라는 영역의 한계를 뛰어넘고 싶었습니다. 이번 작품들은 입체적이면서도 동시에 평면적 특성을 함께 갖고 있죠. 조각과 회화, 설치의 경계를 모두 아우른다는 의미도 있고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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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각가로 유명한 정광호의 개인전 '비(非) 조각적 조각(non-sculptural sculpture)'이 일우스페이스에서 열리고 있다. 사진은 정광호 작가와 그의 물고기 작품. |
'비(非) 조각적 조각(non-sculptural sculpture)'이란 주제로 열리는 이번 전시회에는 그의 대표적 작품 18점이 전시된다.
가는 구리선을 엮어서 속을 훤히 볼 수 있는 형태의 작품을 만드는 그는 목조나 석조에서 중시하는 양감이나 입체감보다 선의 요소를 최대한 살렸다.
그는 스스로 자신의 작품을 '비조각적 조각'이라고 명명했다.
"조각이 그 자신 이외의 모든 상황과 관련을 맺는다고 가정하면 공간과 시간, 주변의 모든 것들을 '비조각'이라고 부를 수 있을 겁니다. '비조각적 조각'은 조각이 다른 세계와 접촉하기 시작하면서 겪게 되는 자기 부정과 자기 긍정의 동시적 표현이라고 할 수 있죠."
이처럼 그의 작품은 영역과 영역의 경계에서 벗어나 신비로운 매력을 발산한다. 기존에는 나뭇잎과 꽃, 항아리가 주를 이루던 것에 반해 최근에는 물고기, 거미, 문자 등 소재를 다양화했다.
"저는 남자지만 여성성도 가지고 있고 또 사람이지만 동물적 특성도 가지고 있을 수 있죠(웃음). 구리선을 이용하면 조각이라는 틀을 벗어날 수 있습니다. 보통 작품 하나 완성하는 짧게는 20시간 길게는 이틀 정도 걸려요."
9월 8일까지 열리는 이번 전시는 하얀 대리석 바닥과 벽면으로 이뤄진 일우스페이스만의 세련된 공간속에서 더욱 빛을 발한다. 문의 02-753-650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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