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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러한 서울 중부지역을 두고 기업은행은 올 초 과감한 결정을 내렸다. 남자 본부장도 일하기 힘들어 하는 이 곳에 여성 본부장을 발령시킨 것. 더욱이 기업은행 역사상 첫 여성 본부장이어서 세간의 관심을 불러일으켰다.
권선주 기업은행 중부지역 본부장(56ㆍ사진)이 그 주인공으로 부임한지 불과 6개월 새 중부지역 본부를 성공으로 이끌고 있다. 전국 15개 본부를 대상으로 한 올해 상반기 경영평가 결과 지난해 15위에서 11위로 뛰어오른 것이 대표적인 예다. 특히 고객만족(CS) 부문에서 평가기준으로 2위를 차지해 관심을 받았다.
첫 여성 수장으로 부임 당시 어깨가 몇 배는 더 무거웠음에도 불구하고 중부지역 성장의 돌파구를 마련한 그를 만나 성공 비결 등을 물어보았다.
-여성 리더로서 성공 비결은 무엇인가
여성 특유의 ‘친화력’을 꼽을 수 있다. 본부장으로 취임 한 이후 가장 많이 한 일이 지점의 직원들과 일일이 얘기를 나눈 것이다. 출근길에 한 지점, 퇴근길에 한두 지점을 매일 방문했다. 특히 전년도에 비해 경영실적이 떨어진 곳을 우선 찾아가 직원들의 사기를 북돋아 줬다.
그러면서 문제의 해결을 강요하기 보다는 그들 스스로 변화하게끔 유도했다. 즉 자율을 근거로 태도 변화를 이끌며 업무에 대한 자신감을 불러일으켰다. 여성 특유의 친화력, 친밀감을 형성했기 때문에 이는 가능한 일이었다.
-간혹 그와 같은 자율을 악용하는 직원은 없나
자율 속 책임을 부여하는 일이 쉬운 일이 아니다. 따라서 자애로우면서도 엄격한 모습을 동시에 갖추기 위해 스스로 노력하는 것이 필요하다. 여성 상사라고 얕보거나 너무 편하게만 생각하는 경우, 또 나와의 약속을 지키지 않는 직원들에게는 엄한 편이다.
예컨대 직원들이 자율적인 회의 끝에 업무의 개선점을 내게 말했다면 이것은 반드시 지켜야할 사항으로 암묵적 합의를 이끌어냈다. 자율을 준 대신 업무 수행에 따른 피드백을 철저히 따져 그에 따른 질책도 마다 않는다.
-오랜 지점장 생활을 통해 ‘영업 전문인’으로 통한다. 일을 하며 가장 힘든 순간을 꼽는다면
아무래도 담당 지점에서 고객들의 경제사정이 어려워질 때 가장 힘들다. 1998년 IMF 당시 사업이 갑자기 어려워져 자금난에 시달리는 고객을 대해야 했던 순간이 기억에 많이 남는다. 고객들 고민에 나 역시 밤잠을 못 이루기 일쑤였다.
하지만 당시의 어려움을 함께 극복해 다시 고객들의 경제형편이 나아지는 모습을 볼 때면 그 어느 순간보다 은행원으로서 보람을 느낀다. 10년이 훌쩍 지난 지금도 같은 고객들과 거래를 유지하는 일이야말로 보이지 않는 재산인 셈이다.
-하반기 계획하고 있는 일은
고객들 개개인에게 최적의 포트폴리오를 구성해 영업력 확대에 총력을 기울일 계획이다. 여성의 우수성을 실적으로 입증할 것이다.
또한 직원들에게 자신감을 불어넣어주는 일을 계속하고 싶다. 개인적으로 은행 업무 만큼 역동적이고 재밌는 일이 없다고 생각한다. 전 국민을 대상으로 영업, 기획, 마케팅 등을 하는 업종이기 때문에 직원들에게도 은행원으로서 자부심을 갖게끔 할 것이다.
특히 직원들의 역량 계발을 위해 원하는 자격증을 매 달 정해 공부하게 하는 것은 물론 자격증을 딸 경우 그에 따른 인센티브 제공도 고려하고 있다.
sommoy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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