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소영 기자) # 왕야란(王亞藍ㆍ32세, 언론종사)씨와 정셴퉁(鄭憲彤ㆍ34세, 외국계기업 회사원)씨는 3살짜리 아들을 둔 맞벌이 부부다. 두 사람 수입을 합쳐 월수입이 1만 8000위안 정도인 이들 부부는 자신들이 기본적인 생활에 큰 어려움이 없는 평범한 중산층 가정이라고 여긴다.
그러나 결혼 후 줄곧 가계부를 작성해왔던 왕야란씨는 올해 들어 부쩍 오른 장바구니 물가에 시장보기가 두렵다고 토로했다.
왕씨는 “다른 건 몰라도 먹는 걸 아껴야 한다고 생각한 적이 없어요. 하지만 얼마 전부터 시장에 가면 과일 사기가 망설여져요”.
6월 소비자물가상승률(CPI)이 2.9%, 가까스로 3% 방어선을 지켜냈지만 식을 줄 모르는 인플레이션 압력이 중국 중산층을 위협하고 있다.
중국 남방주간(南方週刊) 은 23일 그간 어지간한 물가상승 압력에 무심했던 중국 중산층이 ‘CPI’의 위협을 실감하기 시작했다고 보도했다.
이 보도는 통화량 과잉ㆍ임금상승 및 자연재해 등 복합적 요인이 인플레이션을 유발하고 결과적으로 중산층의 몰락을 가져올 수 있다고 지적했다.
우선 지난해 중국 정부가 경제부양을 위해 지나치게 많은 통화를 시장에 공급한 것이 문제로 지적됐다. 지난해 말 시중 통화량 지표인 M2가 국민총생산(GDP)대비 180% 수준으로 전세계에서 가장 높은 수준을 기록했다.
즉 중국이 너무 많은 통화를 발행했다는 의미고 이는 인플레이션 및 중산층 재산 감소를 유발할 것이다.
임금상승 역시 물가안정을 위협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일부 경제학자는 중국 경제가 ‘루이스 전환점’ 맞았다고 분석한다. 중국에서도 저가의 풍부한 노동력이 고갈돼 5년 내 노동자의 임금이 현재의 2배까지 오를 것이라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실제로 최근의 팍스콘 사태를 비롯해 중국 정부의 최저임금기준 상승 조치 등 중국 노동자의 임금은 계속 오를 전망이다.
동시에 예측불가의 자연재해 또한 중국 물가를 들썩이게 하고 있다. 연초 서남부 지역의 심각한 가뭄, 최근 남방을 휩쓸고 있는 홍수 등 자연재해로 중국의 올해 농산물 생산량은 6년 만에 처음으로 감소세를 나타냈다. 때문에 농산품은 물론 가공식품 가격까지 큰 폭으로 오르고 있다.
복합적 요인으로 중국 정부의 물가관리가 녹록하지 않을 것으로 판단되는 가운데, 인플레이션이 서민의 식탁까지 위협하게 되면서 경제 발전의 버팀목이 돼주었던 중산층의 생활이 위협을 받고 있는 것이다.
신문은 중산층을 경제ㆍ사회안정의 ‘윤활제’에 비유하면서 중산층 감소가 내수부진으로 이어지고 이는 중국의 안정적ㆍ지속적 발전을 저해하게 될 것이라고 우려를 표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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