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용훈 기자) 코스피지수가 2분기 실적발표기간을 맞아 연중 고점을 경신한 반면 코스닥지수는 고전을 면치 못하고 있다.
전문가들은 테마주가 부진한 가운데 대형 우량주 중심의 '자문형 랩' 상품이 인기를 끌면서 코스닥시장의 수급이 더욱 취약해지고 있기 때문이라고 풀이했다.
한국거래소가 '프리미어지수' 등 코스닥시장 부양을 위한 다양한 방안을 내놓고 있지만 현재로선 얼어붙은 코스닥시장의 투자심리를 회복하긴 어렵단 전망이 이어지고 있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주 코스닥지수는 연사흘 하락하며 486.69에 거래를 마쳤다.
코스피지수가 국내외 주요 기업들의 호전된 영업실적을 바탕으로 급반등하며 연중 고점을 갈아치운 것과 대조적이다.
연초를 기점으로 코스피, 코스닥시장의 이같은 상반된 흐름은 더욱 두드러진다. 코스피는 연초 이후 4.47% 오른 반면 코스닥은 되려 5.82% 후퇴했다.
증시 전문가들은 코스닥시장의 취약한 수급에 그 원인이 있다고 판단했다.
김성봉 삼성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코스닥은 코스피처럼 프로그램 매매와 같은 시장 안전판이 없는데다 연기금, 투신권 등 기관들이 코스닥 시장을 외면하고 있기 때문이다"고 분석했다.
또, 종목을 50~70개로 나눠 투자하는 펀드와 달리 10~20개 정도로 압축해 운용하는 자문형 랩이 점점 힘을 받는 점도 코스닥시장 부진의 원인으로 꼽히고 있다.
게다가 외국인 투자자가 대형 우량주를 주로 선호하는 점도 코스닥시장을 어렵게 하고 있다.
이에 한국거래소가 작년 12월부터 코스닥 우량기업을 중심으로 구성한 '프리미어지수'를 발표하는 등 각종 대안을 마련했지만 이 역시 '백약이 무효'인 실정이다.
한국거래소 관계자는 "운용사가 프리미어지수를 추종하는 상장지수펀드(ETF)를 출시하면 기관의 코스닥시장 참여가 활성화 될 것이란 판단으로 프리미어지수를 발표했지만 아직 시장에 잘 알려지지 못한 상황이다"고 전했다.
실제 한국거래소의 코스피200지수 거래량은 유가증권시장 전체 거래량의 35% 수준을 웃돌고 있지만, 코스닥 프리미어지수는 5%에 불과한 상황이다.
프리미어지수를 추종하는 타이거 코스닥프리미어 ETF의 이달 하루 평균 거래량은 500주에도 못 미친다. 한 주도 거래되지 않은 날도 있었다.
또, 설정액이 5150억원인 증권유관기관 공동펀드(증시안정펀드)의 상장주식 투자 비중을 지난달부터 기존 80(코스피)대 20(코스닥)에서 70대 30으로 조정하기도 했지만 여전히 수급 구조를 뒤바꾸기엔 역부족인 상황이다.
코스닥 기업설명회(IR) 지원활동 역시 반짝 효과에 그치고 있다.
일례로 지난 3월 말 거래소가 주관한 합동 IR에 참여한 시노펙스는 당시 5000원대였지만 현재 3000원대에 머무르고 있다. 오디텍 역시 지난 4월 말 IR을 개최했지만 그 이후 -17.19%의 수익률을 기록하고 있다.
거래소 측은 내달 중 코스닥시장 우량종목인 '히든 챔피언'을 선정 발표하면 시장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황성윤 코스닥시장 본부장보는 "히든 챔피언 뿐 아니라 가능성이 있는 기업을 중심으로 예비 히든 챔피언 명단도 함게 발표할 계획"이라며 "하반기 정부의 녹색성장 정책이 보다 구체화되면 시장에 모멘텀으로 작용하면서 히든 챔피언과 함께 시장 활성화에 큰 힘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그는 이어 "10월 중 홍콩과 싱가포르를 중심으로 코스닥 기업에 대한 해외 IR행사를 추진하고 있다"며 "이를 통해 외국기관 투자자들의 코스닥시장 참여를 유도할 계획"이라고 덧붙였다.
하지만 전문가들은 현재 코스닥시장의 상승 모멘텀이 부재한 탓에 한동안 부진이 지속될 것이라고 내다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빈번한 경영권 분쟁, 횡령 배임 등 신뢰를 잃어버린 상황에서 기관의 관심을 얻기 위해선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할 것"이라고 전했다.
다만 하반기엔 이익모멘텀을 바탕으로 부진에서 벗어날 것이라는 의견도 있다.
김형률 NH투자증권 연구원은 "코스닥 109개 종목의 2분기 영업이익이 7656억원에 불과하지만 하반기엔 분기별로 1조원을 상화할 것으로 추정된다"며 "하반기엔 분기별로 1조원을 상회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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