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5일 금융감독원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올해 들어 지난주 말까지 외국인투자자들의 국내 주식 순매수 금액은 7조8238억원, 채권 순매수 금액은 44조7009억원 등 모두 52조5247억원에 달했다.
외국인들은 리먼 사태로 글로벌 금융위기가 촉발된 2008년 국내 주식시장에서 45조5458억원을 순매도했다가 금융위기가 잦아들자 지난해 23조5311억원 순매수에 이어 올해도 '사자'를 계속하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는 2007년 35조57억원, 2008년 22조3천130억원, 지난해 53조5천820억원 등을 각각 순매수한데 이어 올해 들어서도 '바이 코리아'를 이어가고 있다.
외국인 매수에 힘입어 유가증권시장에선 이달 들어 두 번이나 연중 최고점을 갈아치우며 '코스피 1,800 고지'를 향해 달리고 있다.
채권시장에서도 지난해 말 4.41%와 4.92%이던 국고채 3년물과 5년물 금리가 지난 주말엔 3.85%와 4.42%를 기록했다. 지난달 기준금리 인상에도 불구하고 강세를 유지하고 있는 셈이다.
유럽발 재정위기 등 해외 악재가 수면 아래로 내려간데다 국내 기업의 호실적이 이어지면서 펀더멘털이 탄탄한 한국에 대한 투자매력이 여전해 외국인 매수가 유지되고 있다는 것이 대체적인 분석이다.
그러나 미래의 급격한 자본유출 위험성도 함께 커가고 있다는 경계론도 나오고 있다.
임형준 금융연구원 금융시장·제도실 연구위원은 "우리나라 채권시장 구조와 정부의 양호한 재정건전성, 원화 강세기조, 풍부한 글로벌 유동성 확대 등으로 외국인의 국내 채권투자가 급증하고 있다"면서 "가까운 시일 안에 외국인들의 대규모 투매사태가 발생한 가능성은 낮지만 외국인 자금의 영향력 확대가 향후 급격한 자본유출 위험을 높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국내 채권투자자 기반을 확대하고 해외 증권투자를 활성화하는 동시에 달러 표시 외국 채권이나 주식 보유량을 늘리면 자본유출이 이뤄지더라도 위험을 크게 완화시킬 수 있을 것"이라고 주장했다.
이창선 LG경제연구원 금융연구실장도 "미국 등 주요 선진국의 저금리 기조가 유지되고 있는 반면 경기 회복세가 빠른 일부 국가들은 금리를 인상하고 있다"며 "국제 투자자금이 선진국에서 금리 국가로 유입되는 추세가 당분간 지속될 수 있으나 국가 간 금리정책의 디커플링(탈동조화)은 향후 새로운 글로벌 위기를 낳는 잠재적인 위협요인이 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이 실장은 "당장은 가능성이 낮지만 향후 국제 금융상황의 변화에 따라 국제 투자자금의 흐름이 급격히 바뀔 때 일부 국가에서는 대규모 자본유출 위기를 맞을 수도 있기 때문"이라며 "외환위기와 글로벌 금융위기에 급격한 자본유출을 겪었던 한국도 그런 일이 재연되지 않도록 대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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