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박재홍 기자) 이번 7·28 재보선에서 한나라당 염동렬 후보와 민주당 최종원 후보가 경쟁하고 있는 강원 태백·영월·평창·정선 지역의 화두는 역시 이광재 강원도지사의 직무정지였다.
한나라당을 상징하는 파란색 티셔츠와 민주당을 상징하는 녹색 티셔츠를 입은 선거운동원들의 움직임은 폭염의 날씨만큼이나 뜨거웠지만 유권자들의 반응은 상대적으로 시큰둥한 눈치였다.
7·28 재보선을 나흘 앞둔 선거운동기간의 마지막 주말인 24·25일에 찾은 영월과 평창은 5일장의 분주함을 뚫고 스피커를 통해 후보자의 목소리가 귀를 울렸다.
이를 바라보는 유권자들의 반응은 제각각이었지만 최근 강원 주민들의 민심이 달라지고 있다는 데는 의견을 같이했다.
여당 보다는 야당인 최 후보가 우세할 것이라는 의견이다.
영월역 앞에서 식당을 운영하는 최인숙(38)씨는 "최근 젊은 사람들을 중심으로 분위기가 많이 바뀐 것 같다"며 "강원도가 여당세라는 말은 옛날 이야기"라고 말했다.
영월 시외버스 터미널 앞 건설현장에서 일한다는 김인철(41)씨는 "이제는 당이 아니라 인물을 보고 뽑는 선거"라며 "한나라당이든 민주당이든 인물이 우선"이라고 목소리를 높였다.
평창읍에서 전자대리점을 운영하는 강용식(46)씨는 "염동렬 후보도 평창 출신이긴 하지만 이광재 지사도 평창 지역 출신 아니냐"며 "후보의 고향을 떠나 인물의 됨됨이가 중요하다"고 말해 최 후보가 당선돼야 한다고 주장했다.
반면 이광재지키기를 앞세워 선거유세를 펼치는 최 후보에 대한 부정적 목소리도 있었다.
평창5일장에서 이름을 밝히기 거부한 김 모(43)씨는 "최 후보는 공약은 없이 이 지사만 앞세운 선거운동만 하고 있는 것 같다"며 "이 지사를 구하는 것도 좋지만 그래도 지역 국회의원은 지역문제를 해결해야하지 않겠느냐"고 반문했다.
김 씨는 "최 후보와 염 후보가 처음 맞 붙었던 TV토론에서 최 후보가 빈약한 공약으로 표를 갉아먹었다는 이야기도 많다"며 "게다가 그 이후 최 후보 쪽에서 TV토론을 반대하는 것도 부정적으로 보는 사람들이 있다"고 꼬집었다.
평창시외버스 터미널에서 만난 최옥임(72)씨는 역시 "젊은 사람들이 너무 나서는 데, 보기 좋지 않다"며 "국회의원이 편 나누기 싸움도 아니고 지역사람들을 위해 일 할 수 있는 사람을 뽑아야 한다"며 염 후보를 향한 지지의사를 밝혔다.
한편 과도한 선거전에 대한 우려의 목소리도 있었다.
덕포5일장 유세현장에서 만난 최영우(42)씨는 "저렇게 후보들이 목소리를 높여봤자 사람들은 별 다른 관심이 없다"며 "언론들이 왈가왈부하더라도 정작 주변사람들 끼리는 선거이야기를 잘 하지 않는다"고 지적했다.
maeno@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