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원주=아주경제 강정숙 기자) "한나라당에 대한 경고메시지다", "우리가 아직도 강원도 감자인줄 아나"
7·28 보궐선거가 치러지는 강원 원주는 이미 예전의 한나라당 골수팬들의 집단지가 아니었다. 지난 6·2 지방선거 때 민주당은 대승을 거두고 이런 여세를 몰아 보궐선거까지 가겠다는 전략이다. 원주 민심은 지금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에 대한 상실감이 극도에 달해있다.
24일 오전 11시40분, 원주 전통시장안 분위기는 냉랭했다.
한나라당 이인섭 후보는 이날 오전 원주에 도착한 한나라당 남경필 의원과 전통시장을 둘러봤다. 이인섭 후보는 "한나라당에도 기회를 달라. 민주당의 독주를 견제하겠다"며 유권자들의 지지를 호소했다.
시장에서 만두를 20여 년간 팔아왔다는 박 모 씨(여·59)는 "그래도 한나라당이 돼야 힘을 쓴대"라며 한나라당에 힘을 모았다. 그는 "국회의원은 2~3대가 이어서 가야한다. 그래야 그 지역을 잘 이해해 일을 잘할 수 있지 않나"고 한다.
그러나 원주 민심이 민주당으로 대거 돌아간 이유에는 첨단의료복합단지 유치 실패가 있었다. 10년째 택시운전을 한다는 안순채(남·51)씨는 "원래 한나라당 골수팬이었지만 이제는 아니다"라며 "첨·복단지 유치지로 가장 좋은 평가를 받고도 아무것도 준비돼 있지 않은 대구에 뺏겼다는 분노에 민주당이 좋아서라기보다 한나라당에 경고 메시지를 보내는 거다"라며 불만을 털어놓았다.
24일 오후 5시 30분 한나라당 이인섭 후보 선거사무소가 위치한 남부시장안.
이 시장 안에서 화장품가게를 운영하는 김영자씨(여·56)는 "아직도 우리가 강원도 감자인줄 아냐"며 "목에 뻣뻣하게 힘만 들어가 있는 집권세력에 염증을 느낀다"고 말했다. 김 씨는 "원주는 한나라당에 냉랭하다 못해 분노가 폭발할 지경에까지 이르렀다"며 자신도 강원도 토박이며 한나라당 팬이었는데 이제는 그렇지 않다. 지난 6.2 지방 선거때 바빠서 투표를 안 하려다 열이 받아 가서 투표한 사람도 적지 않다"고 말했다.
6시20분 원주시 단계동 시외버스터미널 앞.
익명을 요구하는 한 시민은 "정치인들은 인구증가 등 지역이 커가는 것만 중요시한다. 그러나 서민들은 내부적 결속을 다지는 것에 주력을 두는 정치인을 원한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인구 30만~35만 정도의 도시가 가장 살기 좋은 도시다. 인구를 늘리는 게 무슨소용이 있나. 그건 지역을 키우기 위한 것이 아닌 사실은 정치인들 스스로가 크기 위한 것 아닌가"라며 여야를 막론하고 정치인들에 대해 비판을 가했다.
한편 여야 후보 외에 무소속으로 함종한 후보도 출마했다. 이번이 4선 도전이다. 함 후보는 "200만평 국가산업단지조성과 육군사관학교 원주로 이전하겠다"고 공약을 내세웠다.
한나라당 측은 함 후보가 한나라당 의원 출신인 탓에 이 후보와의 표가 갈리고 원주의 예전 같지 않은 한나라당에 대한 냉랭한 민심탓에 힘겨운 선거전을 치르고 있다.
shu@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