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은행권 하반기 '리바운스' 시동] 국민은행 "새 술은 새 부대에"

  • 어회장 추진력+민행장 영업력, 재도약 발판 마련

(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은행권이 '영업력 강화'를 하반기 경영 화두로 제시했다.

상반기에는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부실에 대비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어려움을 겪었지만 하반기부터 본격적인 실적 회복에 나서겠다는 각오다.

사실 하반기 경영환경도 녹록치는 않다. 충당금 적립 부담이 여전한 가운데 금리인상에 따른 여신 위축, 금융당국의 예대율 규제 강화 등 악재가 잇따르고 있기 때문이다.

그러나 은행들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하는 한편 우량고객 및 우량자산 확대, 신성장동력 발굴, 틈새시장 공략 등을 통해 어떻게든 재도약을 이뤄내겠다는 의지를 보이고 있다.

올해 반환점을 돈 은행들의 하반기 경영 청사진을 들여다 본다.

   
 
 
어윤대 KB금융회장이 취임 직후 맨 먼저 한 일은 그룹 내에 변화혁신 태스크포스팀(TFT)을 설립한 것이다.

평소 친분이 깊은 박동창 전 한국글로벌금융연구소 소장을 부사장으로 영입해 TFT를 맡겼다. 어 회장의 표현대로 '비만증'에 걸린 KB금융의 체질을 개선하기 위한 첫번째 수순이다.

KB금융이 변하려면 주력 계열사이자 그룹 수익의 90% 이상을 책임지고 있는 국민은행이 변해야 한다.

26일 새 국민은행장으로 내정된 민병덕 개인영업그룹 부행장도 "은행 내에 TFT를 구성해 문제점 개선에 나서겠다"고 보조를 맞췄다.

지난 2008년 금융위기가 터진 후 2년 동안 국민은행은 악몽 같은 시간을 보냈다.

황영기 회장, 강정원 행장 등 조직 수뇌부가 외풍에 시달리다가 낙마했고 실적도 크게 악화돼 국내 최고 은행의 지위까지 흔들리는 지경에 이르렀다.

국민은행은 올 1분기 5000억원 이상의 당기순이익을 기록하며 회생의 조짐을 보였으나, 2분기 들어 기업 구조조정과 부동산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부실에 대비한 대규모 대손충당금 적립으로 3000억원 이상의 적자를 기록할 전망이다.

영업력과 리스크 관리 능력은 물론 조직 결속력에서도 경쟁 은행에 뒤진 결과다.

그러나 국민은행은 지난 2001년 구 국민은행과 주택은행이 통합된 이후 10년간 유지해 온 '리딩뱅크' 지위를 쉽게 내놓지는 않겠다는 각오다.

공석이었던 지주회사 회장과 국민은행장 인선이 마무리되면서 재도약의 기반은 마련됐다.

벌써부터 어 회장과 민 내정자 조합은 장점을 극대화하고 단점을 보완할 수 있는 최상의 라인업이라는 평가가 나오고 있다.

국민은행 내 대표적인 영업통인 민 내정자의 노하우에 어 회장의 강력한 추진력이 가미된다면 국내 금융권을 주도했던 옛 위상을 되찾는 것도 충분히 가능한 일이다.

일단 상반기 중 부실 우려가 있는 여신 및 자산을 상당 부분 털어낸 만큼 하반기에는 실적 개선에 올인할 수 있는 분위기가 형성됐다.

어 회장은 △경영효율성 극대화 △사업다각화를 통한 지속성장 기반 구축 △신규 수익원 창출 △녹색금융 분야 강화 등을 역점 사업으로 제시했다.

비용수익비율(CIR) 향상을 위한 조직 생산성 제고, 인력 재배치 등도 진행될 전망이다.

민 내정자도 "생산성 회복이 가장 시급한 문제"라고 강조했다.

그는 "그 동안 영업을 총괄해 오면서 개선해야 될 부분들을 누구보다 잘 파악하고 있다"며 "수익성 및 주주가치를 극대화해 국민은행을 글로벌 은행으로 만드는 데 매진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외화예금·모바일 상품 등 틈새시장 공략에도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외환 부문에서 다른 은행들이 시도하지 못한 새로운 상품을 만들어 시장을 선도하는 한편, 스마트폰을 통한 모바일 금융을 강화해 차별화된 서비스를 제공하겠다는 복안이다.

국민은행 관계자는 "긴 터널을 드디어 빠져나온 것 같다"며 "이제 전 임직원이 합심해 국민은행을 다시 일으켜 세우는 데 힘을 쏟아야 할 것"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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