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강규혁 기자) 지난 해 신종플루 공포가 전국을 뒤덮으면서 3차 병원, 이른바 이름있는 종합병원은 넘쳐나는 환자들로 인해 업무 전체가 마비되는 일이 속출했다.
이는 비단 신종플루 때만의 이야기는 아니다.
지금도 대학병원의 진료실과 수납 창구에는 매일 어김없이 긴 줄이 늘어선다.
특히 본격적인 휴가철과 학생들의 방학을 맞은 병원에는 감기, 몸살 등 비교적 가벼운 질환에서부터 수술을 위해 지방에서 상경한 환자들까지 그야말로 인산인해를 이룬다.
현 의료법에는 종합병원의 환자집중 현상을 막기 위해 1,2차 의료기관을 거친 후 상급병원인 3차 의료기관에서 진료를 받게 한 의료전달체계(醫療傳達體系)가 존재하지만 이는 유명무실해 진지 오래다.
복지부가 상급종합병원의 본인부담률을 현행 60%에서 70~80%로 인상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지만 10% 내외의 본인부담률 상승만으로 환자들 사이에 만연해 있는 종합병원 집중 현상을 막기는 어렵다는 것이 중론이다.
병원협회까지 나서 이 같은 환자들의 종합병원 쏠림 현상에 대해 우려를 표명하는 가운데 최근, 다양한 전문병원의 등장이 의료계의 새로운 현상으로 자리매김 하고 있다.
90년대 중반 이후 하나 둘 등장한 전문병원은 특정 과목에 대한 심층적 진료와 다양한 사례를 바탕으로 보다 수준 높은 의료서비스를 제공하며 소비자들에게 어필하고 있다.
특히 삶의 질에 대한 관심과 질환에 대한 환자들의 의식 수준이 높아지면서 전문병원을 통한 치료 수요가 증가하고 있다.
하지만 전문병원에 대한 환자들의 인식과 만족도는 여전히 종합병원의 그것에 미치지 못하고 있는 것이 사실이다.
기존의 전문병원들이 보다 전문적이고 체계적인 의료서비스 공급으로 승부수를 던진 반면 최근에는 수익성만을 겨냥한 전문병원들이 우후죽순 생겨나고 있어 우려를 사고 있다.
더욱이 전문성이 결여된 이들 병원의 행태는 환자들의 믿음을 저버리는 결과를 초래해 전문병원의 활성화를 저해한다.
전문병원이 단순히 종합병원의 아류가 아닌 새로운 의료환경의 한 분야로 자리잡기 위해서는 보다 적극적인 병원 차원의 노력과 국민들을 위한 홍보가 뒤따라야 할 것으로 보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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