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출금)정준양 포스코 회장, 스톡옵션 행사…'논란의 중심'에 서다

(아주경제 김병용 기자) 정준양 포스코 회장이 최근 스톡옵션(주식매수선택권)을 행사, 막대한 시세차익을 누린 것으로 나타났다. 때문에 업계에서는 정 회장이 내부자 정보를 이용한 것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특히 정 회장은 '영포회'(영일ㆍ포항 출신 공직자 모임) 사건에까지 자신의 이름이 오르내리고 있어 일부에선 조기 퇴진 가능성까지 제기되고 있다.

포스코가 지난 3월 발표한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정 회장은 지난해 12월 31일 스톡옵션으로 받은 보통주 4900주를 행사했다. 이번 행사한 스톡옵션은 2004년 7월 23일 받은 것으로 행사기간은 2011년 7월 23일까지다.

행사가는 1주당 15만1700원이고, 종가는 61만8000원이다. 따라서 정 회장은 23억여원에 이르는 시세 차익을 올렸다.

통상적으로 증권가에서는 최고경영자(CEO)가 주식을 많이 팔거나, 스톡옵션을 대규모로 행사하는 것을 악재로 보고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포스코처럼 거대한 회사의 주가가 정 회장의 스톡옵션 행사와 같은 변수 하나로 출렁거린다고 보는 것은 말도 안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일반 투자가 입장에서 보면 해당 기업에 대한 정보를 가장 잘 알고 있을 최고위급 임원이 주식을 매각한다는 것은 시장에 좋지 않은 시그널이 될 수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김정태 전 국민은행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했을 때 한 동안 국민은행의 주가가 맥을 못 추기도 했었다.

또한 정 회장이 내부자 정보를 활용해 주가가 가장 높은 시기에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의혹도 일고 있다.

정 회장이 스톡옵션을 행사할 당시 종가는 61만8000원이었다. 이후 포스코 주가는 지난 1월 11일 63만3000원을 기록해 최고점을 찍은 뒤 한때 43만1000원까지 떨어졌다.

재계 관계자는 "스톡옵션을 적극 도입한 삼성그룹 역시 불필요한 오해를 피하기 위해 사장급 임원들은 스톡옵션을 대부분 현직이 아닌, 회사를 떠난 이후에 행사한 경우가 많았다"고 지적했다.

앞서 포스코는 이구택 전 회장의 대규모 스톡옵션 논란으로 큰 홍역을 치른 적이 있다. 정 회장도 이 사실을 잘 알고 있는 상황이어서, 그의 스톡옵션 행사 배경에 관심이 더욱 쏠리고 있다.

업계에서는 정 회장의 취임 과정에서 영포회의 핵심 인물인 박영준 국무총리실 국무차장이 깊숙이 개입한 정황이 속속 드러나고 있어, 정 회장이 중도하차 가능성을 염려해 두고 스톡옵션을 행사한 것 아니냐는 분석이 나오고 있다.

포스코 출신 전직 임원은 "정 회장이 포스코건설 사장에서 그룹 회장으로 자리를 옮기는 과정에서 당시 권력의 핵심인물이 이구택 당시 회장, 박태준 명예회장 등을 직접 만나 설득한 것으로 알고 있다"며 정 회장의 취임과정에 외부입김이 작용했음을 암시했다.

또다른 정치권 관계자는 "영포회 사건뿐 아니라 각종 비리혐의로 정 회장에 대한 검찰의 수사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는 상황"이라며 "'국민기업'으로 불리는 포스코 수장인 정 회장이 각종 의혹 때문에 곤란한 상황에 놓인 것은 사실"이라고 전했다.

'포스코 3.0' 시대를 주창하며 집권 2기에 대한 강한 집념을 드러낸 정 회장. 그는 지금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ironman17@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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