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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 주택시장 바닥?…"고용시장에 물어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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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27 1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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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미국 신규주택 판매가 급증세로 돌아섰다. 일각에서는 지난 4월 말 주택 세제지원 종료에 따른 충격이 해소됐다는 기대감이 크지만 주택시장의 회복은 아직 멀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역대 두번째 판매 저조
미국 상무부는 26일(현지시간) 6월 신규주택 판매가 연율기준 33만채를 기록했다고 밝혔다. 이는 역대 최저치를 기록했던 5월(26만7000채)에 비해 23.6% 급증한 것으로 블룸버그통신이 집계한 시장 전망치(31만채)를 웃돌았다.

그러나 6월 신규주택 판매 수치는 역대 2번째로 저조한 수치이기도 하다. 생애 첫 주택 구입자에 대한 세제 지원이 이뤄졌던 지난해 같은달에 비하면 17% 가까이 감소했다. 역대 최대 였던 2005년 7월 139만채에 비하면 무려 72% 급감한 것이다.

6월 판매된 신규주택 중간값도 21만3400달러로 1년 전에 비해 0.6% 떨어졌다. 신규주택 중간값은 2007년 24만7000달러로 정점을 이룬 뒤 줄곧 추락하고 있다. 주택 재고가 늘어나고 있기 때문이다.

신규주택 판매가 저조한 실적을 이어가면서 미국 주택시장에서 신규주택 판매가 차지하는 비중도 급격히 줄어 2007년 거품 붕괴 전 15%였던 것이 지난해에는 7%로 축소됐다.

◇거래실종ㆍ압류 재고 급증
문제는 재고가 해소될 기미를 보이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주택 거래가 이뤄지지 않는 데다 주택담보대출(모기지) 상환 연체로 압류되는 주택이 급증하면서 시장에는 매물이 넘쳐나는 상황이다.

주택 거래가 끊기자 집을 헐값에 내놓는 사례도 크게 늘고 있다. 부동산정보업체 트룰리아에 따르면 지난달 미국의 전체 주택 매물 가운데 한 차례 이상 가격을 낮춘 매물 비중이 30% 이상인 주(州)는 21곳에 달했다. 같은달 50개주 평균 주택가격 할인폭은 10%였고 총 할인액은 273억달러에 달했다.

모기지 연체도 급증하고 있다. 모기지 정보업체 LPS어프라이드어낼러틱스에 따르면 지난달 지급불능상태에 처한 모기지는 4560만건에 달했다. 모기지 상환이 계속 연체되면 주택은 결국 압류된다. 미국의 양대 국영모기지업체인 패니메이와 프레디맥이 지난달 대출금 상환 연체로 압류한 주택은 5월에 비해 21% 급증했다.

재고가 쌓이면서 매물로 나온 새 집도 눈에 띄게 줄고 있다. 지난달 미국 주택시장에 나온 새 집은 전월에 비해 1.4% 감소한 21만채로 1968년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이를 모두 해소하는데 8개월이 걸릴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고용시장 회복이 우선
월스트리트저널(WSJ)은 27일 미국 경제의 회복을 위해서는 주택시장보다 고용시장이 먼저 안정돼야 한다고 지적했다. 거래 부진과 주택 압류 등 주택시장의 악재들은 치솟고 있는 실업률을 낮추지 않는 한 해소될 수 없다는 것이다.

에릭 그린 TD시큐리티스 수석 이코노미스트는 "주택시장의 미래는 고용창출력에 달려 있다"며 "고용시장이 불안한 상황에서 주택수요는 기대할 수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시장에서는 지난달 9.5%를 기록한 미국의 실업률이 하반기에도 높은 수준에 머물러 있을 것으로 전망하고 있다. 6월 실업률은 5월에 비해 0.2%포인트 떨어진 것이지만 이는 65만2000명이 구직을 포기한 데 따른 것이다. 

전문가들은 고용불안이 주택압류와 재고 증가로 이어져 주택가격이 추락하는 악순환을 부르게 될 것으로 우려하고 있다.

미국 20개 주요 도시의 주택가격을 반영하는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케이스실러지수는 2006년 정점보다 여전히 30% 낮은 수준에 머물러 있다. 때문에 미국 주택 소유자 4명 가운데 1명은 자기 집 가격을 웃도는 대출금에 허덕이고 있다. 잠재적인 압류주택이 그만큼 많다는 의미다.

부동산정보업체 리얼티트랙은 올 상반기 금융권의 주택압류 건수가 100만건에 달할 수 있다고 경고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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