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경기침체에 지친 미국과 유럽의 구직자들이 일자리를 찾아 한국과 중국, 인도, 홍콩 등 아시아지역 신흥시장으로 몰려들고 있다고 뉴욕타임스(NYT)가 28일 보도했다.
홍콩 채용전문업체 앰비션은 금융위기가 터진 2008년 이후 미국과 유럽에서 날아든 이력서가 20~30% 늘었다고 전했다. 매튜 힐 앰비션 이사는 "매월 접수하는 이력서가 600여장인데 이 가운데 3분의 2가 미국과 유럽의 구직자들이 보낸 것"이라고 말했다.
싱가포르의 온라인 채용업체 이파이낸셜커리어스도 지난해 미국과 유럽지역에서 접수된 이력서가 50% 증가했다고 밝혔다.
선진국 구직자들이 '아시안드림'을 품게 된 것은 무엇보다 이 지역 경제가 초고속 성장세를 뽐내고 있기 때문이다. 토종 기업들도 미국과 유럽 기업들이 고전하고 있는 사이 공격적인 확장에 나서고 있어 인력 수요가 많은 편이다.
다국적 채용업체인 허드슨에 따르면 홍콩과 중국 기업 가운데 3ㆍ4분기에 인력채용 계획이 있는 것으로 조사된 기업은 1998년 이후 가장 많은 3분의 2에 달했다. 싱가포르 기업 가운데는 57%가 인원을 늘릴 계획이다. 이 역시 2001년 이후 최대치라는 게 허드슨의 설명이다.
NYT는 인력 수요가 상대적으로 많은 금융ㆍ법률ㆍ명품업계 기업들의 경우 경기회복이 본격화되기 전에 인력채용을 마무리지으려는 경향이 짙다고 지적했다.
반면 경제 회복세가 둔화되고 있는 미국과 유럽에서는 일자리 구하기가 그야말로 '하늘의 별따기'다. 지난달 미국의 실업률은 9.5%에 달했고 영국도 8%에 육박하는 실업률로 고전하고 있다. 재정위기로 국가 경제가 흔들리고 있는 스페인의 실업률은 무려 19.9%까지 치솟았다.
이에 비해 홍콩과 싱가포르의 실업률은 각각 4.6%, 2.2%로 낮은 편이다. 호주도 5.1%에 불과한 실업률로 미국과 유럽인들의 부러움을 사고 있다.
NYT는 그러나 미국과 유럽 구직자가 아시아지역에서 일자리를 구하는 것 역시 쉬운 일은 아니라고 지적했다. 기업들의 눈높이도 그만큼 높아졌기 때문이다.
마이크 게임 허드슨 최고경영자(CEO)는 "서양인들이 아시아지역에서 취업에 성공하는 사례는 많지 않다"며 "기업들은 현지 언어, 특히 중국어 구사력과 현지인들과의 폭넓은 네트워크를 요구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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