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차현정 기자) '왕의 남자' 이재오가 여의도 정치권으로 복귀했다. 지난 2008년 4·9 총선 패배 이후 2년3개월여 만이다.
이 전 위원장이 호남 출신이 37%(호남.충청 합쳐 70%)에 달할 정도로 척박한 지역구 환경에다 야당과 박사모, 노사모 등 사실상 1대 다자 대결구도에서 승리할 수 있었던 것은 철저히 바닥으로 긴 '나홀로 선거' 전략 이 주효했다는 관측이다. 중앙당 지원을 거부한 채 비서 한 명만 데리고 선거운동을 벌인 것.
이 전 위원장은 30여년간 민주화운동을 하면서 5차례에 걸쳐 10여 년간 옥고를 치른 재야 출신 인사로 이명박 정부 탄생의 1등 공신으로 꼽힌다.
이 대통령과는 지난 1964년 한일회담 반대시위 때 고려대(이대통령)와 중앙대(이재오)에서 각각 시위를 주도하며 만나 첫 인연을 맺었고 2007년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과 본선 때 이명박 캠프의 좌장을 맡아 선거운동을 진두지휘하면서 최고 실세로 부상했다.
하지만 대선 승리의 기쁨이 채 가시기도 전에 치러진 4·9 총선에서 공천 파동과 정권견제론의 역풍을 받고 낙선하면서 고난의 행군이 시작됐다.
총선패배 후 한 달 보름만인 5월26일 미국 유학길에 올라 지난해 3월28일 귀국할 때까지 꼬박 10개월을 미국에서 보내야 했다. 귀국 후에도 정치 현안과 거리를 둔 채 중앙대에서 강연을 하며 조용한 행보를 취했다.
그러다 지난해 9월29일 국민권익위원장을 맡으면서 강경 투사의 굴레를 벗었다.
이번 선거과정에서도 철저하게 반성하며 낮은 자세를 보였다. 그 결과 명실상부하게 여권의 중심으로 다시 부상할 것이란 전망이다.
다만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흘러나오고 있다. 모래알 같은 친이의 구심점 역할을 맡을 경우 친박과의 대립이 불가피하고 결국 당내 갈등이 다시 악화되는 것 아니냐는 우려에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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