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리즘] 한국 전자산업, 명실상부 세계 1위 되려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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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7-30 15: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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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하늘 기자) 30일 삼성전자가 2분기 실적을 공개하면서 국내 주요 전자기업의 상반기 성적이 윤곽을 드러냈다.

삼성전자를 비롯한 삼성의 전자계열사들은 최고의 성적을 발표했다. 하이닉스와 LG디스플레이도 선전을 거듭했다. 휴대폰 부문에서 부진한 LG전자를 제외하면 대부분의 국내 주요 전자기업들은 최고의 분기를 보냈다.


한국은 메모리반도체·LCD·TV·모니터 등에서 1위를 달리고 있다. 휴대폰도 1위를 바로 앞까지 추격했다. 대부분의 주요 전자산업에서 ‘전자강국 코리아’의 위상을 대내외에 떨친 것. 일각에서는 한국 전자산업이 일본 등 선진국을 따돌리고 1위에 올랐다는 평가도 나오고 있다.

하지만 이는 판매량과 매출, 영업이익 등 거시적인 수치에만 집중했기 때문이다. 여전히 한국 전자산업이 1위라고 단언하기에는 2% 부족하다는 지적이 제기되고 있다.

먼저 한국의 전자 후방산업에 대한 문제가 제기되고 있다. 반도체 장비의 국산화율은 20%에 불과하다. LCD 역시 첨단 기술이 필요한 전공정 장비의 국산화율도 5분의 1 수준이다. 첨단 부품과 소재 역시 대부분 일본 등 해외에 의존하고 있다.

사정이 이렇다 보니 대일 무역적자는 지난해 276억 달러를 기록한 데 이어 올해는 매달 30억 달러 이상의 적자를 지속하고 있다. 수출이 크게 늘고 있지만 결국 여기서 벌어들인 외화를 다시 일본 등 경쟁 국가에 상납하는 악순환이 계속되고 있는 셈이다.

국내 주요 기업들이 국내 중소기업들의 기술로 생산할 수 있는 부품과 장비 부문을 해외에 의존하는 문화도 발목을 이같은 비대칭 구조를 키우고 있다. 국내 중소기업의 기술을 믿을 수 없다는 이유다.

최근 일본 전자기업의 부활 움직임도 만만치 않다. 한국이 원화 약세 등을 통해 시장을 잠식하는 동안 일본은 절치부심하며 역량을 모아왔다. 올해부터는 의미있는 회복세를 보이고 있다.

일본 전자산업의 맏형 격인 소니는 지난 회계연도 1분기(4월~6월)에 1조6600억엔(22조7900억원 상당)의 매출과 670억엔(9200억원)의 영업이익을 기록하며 흑자 전환에 성공했다. 이는 삼성전자의 디지털미디어(TV.생활가전.PC) 부문의 매출과 영업이익을 상회하는 수준이다.

도시바와 엘피다, 두 반도체 기업도 선전하고 있다. 도시바는 지난 4~6월 295억엔(4000만원)의 순이익을 기록, 흑자전환했다. 낸드플래시 시장에서 점유율도 지속적으로 상승하고 있다. 엘피다는 매출이 지난해 같은 기간 대비 2배나 늘었다. 영업이익도 444억엔(6100억원)으로 역시 적자에서 벗어났다.

평판TV 부문에서도 2분기 소니가 510만대를 팔았다. 여기에 파나소닉 455만대, 샤프 269만대 등을 더하면 국내 평판TV 판매량에 근접한 수치다. 같은 기간 삼성전자와 LG전자는 각각 902만대, 630만대를 팔았다.

특히 TV 시장 2위를 놓고 치열한 경쟁을 펼치고 있는 LG전자와 소니의 격차는 크게 좁혀졌다. 이같은 추세라면 LG전자는 지난해 어렵게 오른 2위 자리를 1년만에 소니에 넘겨줄 처지다.

영업이익 부문에서는 애플과의 경쟁이 버겁다. 애플은 2분기 영업이익 42억3400만달러을 기록했다. 한화로 환산하면 5조300억원으로 5조142억원을 기록한 삼성전자와 비슷하지만 영업이익률은 은 각각 13.2%와 27.0%로 애플이 두배 이상 높다. 과거 소니와 인텔을 추월하며 전자 시장 1위로 순항 중 예기치 않은 복병을 만난 것.

이와 관련해 업계 관계자는 “한국 전자산업의 성장은 환율 등 외부 요인의 영향도 컸다”며 “경쟁상대인 일본의 체력이 여전히 강한데다 애플 등 새로운 경쟁상대 등이 부상하고 있는 만큼 체질 개선을 통해 주도권 강화에 고삐를 당겨야 한다”고 말했다.
 
ehn@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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