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슈분석] 재기 노리던 금융권, 충당금 악몽에 '휘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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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1 10: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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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금융권이 '충당금 폭탄'을 맞고 휘청이고 있다.

올 들어 경기가 회복세를 보이면서 실적 개선이 기대됐지만 기업 구조조정과 프로젝트 파이낸싱(PF) 대출 관련 대손충당금이 눈덩이처럼 불어난 탓에 적자 전환을 걱정할 처지가 됐다.

하반기에도 이 같은 기조가 유지될 것으로 예상돼 철저한 리스크 관리를 통한 수익성 및 건전성 유지가 시급한 과제로 떠올랐다.

◆ 은행권, 충당금에 실적 희비 갈려

KB금융지주는 2분기에만 3350억원의 당기순손실을 기록했다. 기업 구조조정에 대비해 1조5000억원 가량의 대손충당금을 쌓은 것이 실적 악화로 이어졌다. 이에 따라 상반기 순익도 2377억원으로 쪼그라들었다.

하나금융지주도 시장의 예상치를 밑도는 1808의 순익을 기록했으며, 우리금융지주는 500억원 가량의 적자를 기록할 것으로 알려졌다.

충당금이 상반기 중 공들여 쌓은 실적을 한번에 날려버렸다.

반면 탄탄한 리스크 관리 능력을 바탕으로 기업 구조조정에 따른 손실을 최소화한 곳도 있었다.

신한금융지주는 2분기 5886억원의 순익을 기록해 4대 금융그룹 중 최고 실적을 냈다.

한 은행계 연구기관 관계자는 "신한금융이 기업 연체율을 효율적으로 관리하면서 충당금 적립 규모를 크게 줄였다"며 "하반기에도 기업 구조조정 작업이 이어질 것으로 예상돼 금융권 전체가 리스크 관리에 만전을 기할 필요가 있다"고 강조했다.

◆ 제2금융도 실적 악화에 '신음'

지난달 30일 61개 저축은행은 금융감독원과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약정(MOU)을 체결했다.

자산관리공사(캠코)가 4조4000억원에 이르는 공적자금을 투입해 저축은행권의 부실 PF 채권을 인수하기로 한 데 대한 후속 조치다.

MOU를 체결한 저축은행들은 자산건전성 제고에 힘쓰면서 매분기 금융당국의 점검을 받아야 한다.

저축은행은 6월 결산 법인으로 8월 말이나 9월 초 2009회계연도 결산실적이 발표된다. 그 동안 부실 PF 대출로 홍역을 치른 만큼 실적 악화가 불가피한 상황. 문제는 손실 규모가 얼마나 될 지 여부다.

한 저축은행 관계자는 "실적 발표를 앞두고 업계 전체가 긴장하고 있다"며 "수익성 및 건전성 악화로 무너지는 저축은행도 나올 수 있다"고 우려했다.

우리투자·대우·삼성·현대·미래에셋·동양종금·키움증권 등 7개 주요 증권사의 2010회계연도 1분기(4~6월) 순이익은 3564억원으로 전분기보다 34% 가량 감소할 전망이다.

부동산 PF 대출을 대거 보유한 일부 증권사들이 충당금을 얼마나 쌓을지에 따라 순익 감소폭은 더욱 커질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PF 대출 충당금 적립 규모가 증권사 1분기 실적의 향방을 가를 것"이라며 "공시된 손실 외에 추가 손실을 떠안고 있는 증권사가 많은 것으로 알고 있다"고 말했다.

보험업계는 충당금 적립 비율이 상향 조정되면서 전전긍긍하고 있다.

보험사 PF 대출 잔액은 지난해 말 기준 5조7400억원으로, 연체율이 일년새 2.41%에서 4.55%로 2배 가량 상승했다. 부실 규모는 7000~8000억원으로 추산된다.

이에 금융당국은 '보험업 감독규정'을 일부 개정해 '정상'으로 분류된 PF 대출의 충당금 적립률을 0.5%에서 0.9%로 올렸다. 또 '요주의'로 분류된 채권의 경우 적립률이 2.0%에서 7.0%로 높아진다.

김해식 보험연구원 전문연구위원은 "지난 2008년부터 보험업계의 PF 대출 연체율이 증가하고 있는 상황에서 일부 보험사들이 대출 잔액을 공격적으로 늘려 우려스럽다"고 지적했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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