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포커스] 글로벌 금융시장 '큰손'…"여성을 모셔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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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1 16:1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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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신회 기자) 금융시장에서 여성이 '큰손'으로 급부상하고 있다. '맨세션(mancession)'이라는 용어가 등장했을 정도로 금융위기는 남성에게 큰 생채기를 남겼지만 여성의 벌이는 훨씬 나아졌기 때문이다.

세계적인 경영컨설팅 기업 보스턴컨설팅그룹(BCG)에 따르면 일하는 여성의 수는 2008년 12억명으로 1980년에 비해 두 배 이상 늘었다. 여성이 지난해 전 세계 주식ㆍ채권시장 등에 투자한 금액은 20조달러로 전체 투자액의 27%를 차지했다. 1년 전 16%에서 10%포인트 이상 늘어난 것이다.

그러나 여성은 여전히 금융시장에서 '찬밥' 대접을 받고 있다며 불평하고 있다. 전통적으로 남성이 지배해온 금융기업들이 여성은 투자에 따른 위험 감수 능력이 달린다며 '쉬운 길'만 제시한다는 것이다.

   
 
 
미국 투자전문 웹사이트 데일리파이낸스는 29일(현지시간) BCG의 최신 보고서를 인용, 여성이 글로벌 금융시장의 핵심 투자 주체로 떠오르고 있다며 지역별로 여성의 투자력을 평가했다.

북미 지역 여성은 지난해 전년 대비 17% 늘어난 9조달러를 금융시장에 투자, 전 세계 여성 가운데 가장 큰 투자력을 과시했다. 이는 이 지역 금융시장 전체 투자액의 33%에 달하는 것이다. 그러나 이들은 여전히 금융권에서 남성보다 못한 정보와 투자 조건을 제시받고 있다고 불평했다.

호주와 뉴질랜드 여성이 지난해 금융시장에 투입한 자금은 5000억달러로 미미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31%로 북미와 큰 차이가 없었다. 양국 여성의 투자 규모가 1년 전에 비해 24%나 급증했기 때문이다.

이들은 금융기업들의 마케팅 방식을 문제삼았다. 금융업계가 남성이 즐기는 축구나 럭비와 같은 스포츠 경기를 후원하는 데 마케팅 비용을 퍼붓고 있다는 것이다.

일본을 제외한 아시아지역 여성들은 지난해 한 해 전에 비해 29% 늘어난 2조8000억달러를 금융시장에 투자했다. 이 지역 전체 투자자산에서 차지하는 비중 역시 29%로 같았다. BCG는 아시아지역 여성들의 투자액이 크게 늘어나고 있는 것은 남성보다 평균 수명이 길어 물려받는 유산이 많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서유럽 지역 여성들은 전통적으로 교육 기회가 많고 사회 진출이 활발해 지난해 북미 지역 다음으로 많은 5조3000억달러를 투자했다. 이는 2008년에 비해 13% 늘어난 것으로 서유럽 전체 금융시장 투자액의 26%에 해당하는 금액이다.

이 지역 여성들 역시 금융기업들이 여성을 차별대우하고 있다고 불평했다. BCG는 서유럽 여성들은 금융권이 자동차업계처럼 여성을 동승자가 아닌 운전자로 인식하기를 원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남성 우월주의가 강한 중동지역 여성들도 의외로 막강한 투자력을 뽐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지난해 이들의 투자 규모는 5000억달러로 액수는 적었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22%나 됐다. 투자 규모는 1년 전에 비해 15% 늘어났다.

BCG는 이혼률이 높다는 지역 특색이 여성들의 투자 여력을 늘리는 데 한몫했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금융시장에 대한 접근성이 떨어져 여성 투자자는 일부 기업인뿐이라고 지적했다.

이밖에 일본 여성은 지난해 1조5000억달러를 금융시장에 투자, 북미와 서유럽 지역에 이어 세번째로 투자 규모가 컸지만 전체 시장에서 차지하는 비중은 14%로 아시아지역 평균을 밑돌았다.

또 러시아(1000억달러)와 남미(4000억달러), 동유럽ㆍ아프리카(각각 400억달러) 지역 여성의 투자 규모는 지난해 두자릿수의 증가율을 기록했지만 투자액은 상대적으로 적었다.

BCG는 다만 아프리카 여성들의 투자 여력은 오는 2014년까지 19% 늘어나 같은 기간 전 세계에서 가장 급속한 성장세를 기록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raskol@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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