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이재호 기자) 우리금융지주 민영화 방안이 발표된 후 금융권 재편 논의가 다시 속도를 내고 있다. 특히 가장 유력한 인수 후보인 하나금융지주의 행보에 이목이 집중되고 있다.
1일 금융권에 따르면 하나금융은 내부적으로 우리금융 인수를 위한 전략 마련에 돌입한 것으로 알려졌다.
하나금융 관계자는 "공적자금 회수를 극대화하고 하나금융 주주가치를 높일 수 있는 인수 방안을 찾고 있다"고 밝혔다.
그 동안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인수에 가장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왔다. 하나금융과 우리금융이 합칠 경우 자산 규모가 단숨에 500조원을 넘어서게 된다. 국내 최대 금융그룹인 KB금융지주(327조원)을 가뿐히 제칠 수 있게 되는 셈이다.
가장 현실적인 문제는 인수 자금을 마련하는 것. 시장에서는 우리금융 인수를 위해 6조원 이상이 필요한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이 정도의 자금을 한번에 마련하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 이에 따라 하나금융은 우리금융 지분 일부를 인수한 뒤 합병을 추진하거나, 컨소시엄을 구성해 공동으로 우리금융 경영권을 가져오는 방안 등을 검토하고 있다.
금융권 관계자는 "지분 교환을 통한 합병은 우리금융 내 정부 지분이 그대로 남기 때문에 하나금융도 정부도 선호하지 않을 것"이라며 "컨소시엄을 구성해도 하나금융이 우리금융 경영권을 온전히 소유할 수 없기 때문에 문제는 남는다"고 지적했다.
우리금융 매각을 주도하고 있는 공적자금관리위원회는 특정 매각 방식을 고집하지 않고, 인수 희망자가 제시하는 다양한 방식을 고려한 후 최적의 방식을 찾겠다는 입장이다.
KB금융이 당장 우리금융 인수전에 뛰어들 가능성은 낮다는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어윤대 회장 등 경영진이 일단 '비만증'에 걸린 조직의 체질개선에 주력하겠다는 의지를 밝혔기 때문이다.
그러나 자금여력이나 합병 후 규모 등을 감안하면 가능성이 전혀 없는 것은 아니다.
한 시중은행 관계자는 "KB금융은 당장 5조원 정도의 자금을 동원할 수 있어 인수 자금 마련에 가장 유리한 편"이라며 "어 회장이 2~3년은 내실 경영에 힘을 쏟겠다고 했지만 인수전이 본격화하면 언제 가담할 지 알 수 없다"고 말했다.
gggtttppp@ajnews.co.kr
[아주경제 ajnews.co.kr] 무단전재 배포금지
©'5개국어 글로벌 경제신문' 아주경제. 무단전재·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