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경제연구원 '7월 고비 넘긴 남유럽 스페인 더 지켜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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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1 17: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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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주경제 김지성 기자) LG경제연구원은 1일 남유럽 재정위기 확산의 향배를 가늠할 국가로 유럽연합(EU) 5위의 경제대국 스페인에 주목해야 한다고 밝혔다.

연구원은 이날 보고서를 통해 스페인이 정부의 재정 규율 실패, 경상수지 불균형 심화, 금융권 재무구조 악화 등 유로존 위기의 발현 과정을 고스란히 반영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연구원은 EU 20개국 총 91개 은행(은행산업 전체자산의 65%)을 대상으로 실시된 스트레스 테스트 1차 결과 모두 7개 은행이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했다. 그 중 5개가 스페인 저축은행들이라며, 7월 위기설의 중심국가가 스페인임을 방증하는 결과라고 설명했다.

또 스페인은 이번 스트레스 테스트에서 모두 27개 은행이 테스트 대상이 돼 14개의 독일을 제치고 가장 많은 수를 차지했다. 연구원은 이를 그만큼 스페인 실물 경제와 금융기관들의 재무건전성에 대한 불안감이 컸다는 방증이라고 설명했다.

스페인은 16개 유로존 국가들의 국내총생산(GDP) 총합의 12.8%를 차지하며 독일, 프랑스, 이탈리아에 이어 4번째로 큰 경제규모를 가진 나라로 그리스보다는 4.5배 이상 크다.

연구원에 따르면 스페인은 2007년까지만 하더라도 재정수지 흑자(1.9%)와 GDP 대비 정부부채 비율 36.2%라는 건실한 재정상태를 유지하고 있었다. EU가 회원국 재정상황의동질성 확보와 규율을 위해 체결한 ‘안정성장협약(SGP, Stability and Growth Pact)’이 규정하고 있는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3%,정부부채 비율 60% 이하’ 기준도 여유 있게 충족하고 있었다.

2000년에서 2007년까지의 연평균 실질경제성장률은 이탈리아(1.5%)보다 2배 이상(3.6%) 높았고, 2006년에는 1인당GDP에서도 앞섰다. 한때 도이치방크(Deutsche Bank) 등 분석기관들은 이탈리아 대신 스페인을 G7에 포함시켜야 한다는 의견을 제기했을 정도로 스페인 경제는 지난 10년간 성장가도를 달렸다.

연구원은 거침없이 질주하던 스페인 경제가 불과 한두 해만에 GDP 대비 재정적자 비율 11.2%,정부부채 비율 53.2%에 이르게 된 이유를 크게 두 가지로 봤다.

첫째는 미국발 글로벌 금융위기와 세계경기 침체로 경상수지가 크게 악화되고 구제금융과 경기부양을 위한 재정지출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수출과 투자소득 감소로 상품수지와 소득수지가 크게 악화되었고 지난 2년간 지출한 경기부양액 규모는 약 900억 유로로 지난 해 GDP 총액의 8.5%에 달한다.

이와는 별도로 은행 등 금융기관에 대한 유동성 지원을 위해 2천억 유로상당의 은행 채권을 정부가 지급보증하고, 500억 유로의 부실금융 자산을 매입하는 등 대규모 구제금융을 지원한 것도 재정건전성을 악화시켰다.

두번째 요인은 지난 10여 년간 건설경기호황에 힘입어 유로존에서 가장 많은 고용을 창출하던 부동산 건설시장이 글로벌 금융위기 과정에서 급격히 침체되면서 금융기관 부실을 낳았고 이를 정부가 떠안았기 때문이다.

특히 주택경기 호황에 힘입어 부동산 모기지 대출을 중심으로 2004년부터 급성장한 저축은행들의 부실이 크게 늘면서 급기야 지난 5월말 까하수르(CajaSur)의 파산신청을 시작으로 정부가 저축은행을 구제해야 하는 상황에 이르렀다.

연구원은 스페인 재정위기의 아킬레스건으로 금융권 구조조정을 우선 지목했다. 스페인정부 스스로도 그렇고 외부에서도 가장 큰 관심을 갖고 지켜보는 대목이다. 이번에 발표된 스트레스 테스트를 통과하지 못한 5개 금융기관 모두는 저축은행들이다.

금융권 구조조정의 핵심은 45개 비상장저축은행(Cajas)들에 대한 인수합병과 대형 상업은행들에 대한 재무건전성 제고다. 스페인은행들은 주택관련 대출이 많아 부동산 버블붕괴와 경기침체로 부실여신 비율이 2006년 0.7%에서 지난 해 6.4%로 급등했다.

홍석빈 책임연구원은 "EU 등 여러 이해관계 국가들과 국제기관들은 스페인이 제 2의 그리스가 되는 것을 막고자 할 것"이라며 "하지만 스페인 경제가 현재처럼 민간부채가 많은 상황에서 주택경기와관광산업 등에서의 침체가 장기화 될 경우 장기불황에 빠질 가능성도 있다"고 설명했다.

lazyhand@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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