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조준영 기자) 현대·기아차그룹 계열 비상장사인 아이에이치엘(IHL)이 범현대가 상속인의 지분 인수로 상장 기대감을 키우고 있다.
2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정은희(40)씨는 전달 30일 현대차 계열 차량용 조명업체인 IHL 지분 9.0%(10만8000주)를 1주당 2만8900원에 모두 31억2000만원을 들여 이 회사 최대주주 현대모비스로부터 취득했다.
정씨는 고 정주영 현대그룹 명예회장의 장남인 고 정몽필 전 인천제철 사장의 장녀다.
정씨가 이번에 지분을 인수한 IHL은 설립 첫해인 1993년 10월에는 자본금이 5000만원에 불과했으나, 현재 60억원 규모로 성장했다.
IHL과 현대차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모는 2009 회계연도에 1479억1600만원으로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 1975억9600만원 가운데 74.8%를 차지할 만큼 절대적이다.
IHL의 2009 회계연도 당기순이익은 전년대비 178.9% 증가한 256억700만원을 기록했다.
정씨는 IHL 외에도 또다른 현대차 계열 비상장사인 엠앤소프트 지분을 사들인 적이 있다.
정씨는 2007년 10월 차량용 전자지도업체 엠앤소프트 지분 6.2%(26만주)를 1주당 1만원에 모두 26억원을 들여 인수(매도자 미상)했다.
1998년 설립한 엠앤소프트 자본금은 현재 20억7200만원으로 현대차가 최대지분(31.8%)을 보유하고 있다.
2009 회계연도 엠앤소프트와 계열사간 내부거래 규모는 120억3300만원에 달했다. 이는 같은 기간 회사 전체 매출 451억8500만원 가운데 26.6%를 차지하는 수치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IHL과 엔앰소프트는 2009 회계연도 자기자본이익률(ROE)이 최대 24%에 달할 만큼 양호한 실적을 내고 있다"며 "상장시 최대주주인 현대차나 현대모비스는 물론 이번에 지분을 취득한 정씨도 상당한 차익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정씨가 비상장사인 엠앤소프트 지분을 아직까지 보유하고 있는 데 비해 앞서 사들인 옛 현대오토넷(현대모비스 합병) 지분은 상장 1년 만에 매도하기 시작해 현재 모두 처분했다.
2002년 7월 현대오토넷 상장 당시 정씨는 이 회사 지분 1920만주(10.6%)를 보유하고 있었다.
정씨는 이 가운데 절반인 960만주(5.3%)를 상장 10개월째인 2003년 5월 팔았고 이후 나머지도 모두 분할 매도했다. 현대오토넷 주가는 상장 첫해인 2002년 1500~2000원선에 머물다 이듬해에는 3500원선을 넘어섰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정씨가 현대오토넷과 엠앤소프트 지분을 사들인 경로는 확인하기 어렵지만 이번 IHL 주식은 현대모비스로부터 인수한 것"이라며 "상장 전 출자 계열사 지분을 넘긴 탓에 기회유용(상장차익 축소)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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