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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극을 통해 경험하는 신비로운 아랍세계 ‘왕은 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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입력 2010-08-02 11: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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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진: 아랍연극 '왕은 왕이다'가 내달 3일부터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서 공연된다.


(아주경제 김나현 기자) 
서울시극단이 아랍 연극 ‘왕은 왕이다’를 내달 3일부터 19일까지 세종문화회관 세종M씨어터에 올린다. 서울시극단은 지난해 세계현대연극시리즈 첫 작품으로 올린 ‘다윈의 거북이’로 2009년 ‘베스트 3 연극’, ‘대한민국 연극대상’을 수상해 호평을 받았다. 이번에 최용훈 연출로 올리는 세계현대연극시리즈 두 번째 작품 왕은 왕이다도 작년 못지않은 화제와 기대를 모으고 있다.

민정시찰을 나갔던 왕이 시장에서 왕이 되고 싶어하는 가난하고 술 취한 상인을 만나 궁궐로 데려온 뒤 벌어지는 해프닝을 우화적으로 그린 작품이다. “나에게 왕관과 가운을 주시오. 당신을 왕으로 만들어 드리리다”라는 대사를 통해 알 수 있듯이 ‘권력’이란 ‘사람’에서가 아닌 ‘왕관’에서 나오는 것이란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또한 ‘왕’이 아닌 ‘왕관을 쓴 자’가 권력을 가지며 권력의 논리가 지배하는 곳에서는 ‘정의’와 ‘공정함’이 자리할 수 없음을 냉철히 비판한 작품이기도 하다.

아랍의 전통 문화와 유럽의 유산을 조화시킨 작품으로 높이 평가받고 있는 왕은 왕이다는 아랍의 대표작가 사아달라 완누스의 정치 풍자극으로 세헤라자데가 들려주는 아라비안나이트의 152일째 밤에서 모티브를 가져왔다. 술주정뱅이 가짜 왕이 왕궁의 현실이 희망의 세계가 아님을 알고 절망하자 진짜 왕이 다시 제 위치로 데려다 놓는다는 원작 ‘아라비안나이트’에서와는 달리 ‘완누스의 왕은 왕이다’는 색다른 결말을 이야기하고 있다.

연출을 맡은 최용훈은 “왕은 왕이다는 권력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게 하는 작품으로 ‘천일야화’에서 에피소드를 빌려와 이야기의 결말을 원래 이야기와 반대로 뒤집은 작품이다”며  “관객들에게 권력의 허와 실을 알려주고 싶다”고 말했다.

그는 극단 ‘작은 신화’의 대표로 세계연극축제 사무국장과 한국연극협회 부회장을 연임했다.  1998년 국무총리 표창, 1996년 영희 연극상, 2002년 동아 연극상 연출, 작품상 등을 수상했다. ‘김치국씨 환장하다’, ‘돌날’, ‘오늘, 손님 오신다’, ‘애브리맨’ 등을 통해 실력을 인정받았다. 더욱이 이번 작품은 서울시극단의 단원들뿐만 아니라 지난 6월 배우 공개 오디션을 통해 최종 선발된 대학로 배우 8명이 함께 출연해 화려한 연기 앙상블을 불러일으킬 것으로 기대된다.

우리나라가 아랍세계와 인연을 맺은 지 약 50년의 세월이 흘렀으나 아쉽게도 우리는 지금까지 그들의 사회구조나 문화를 깊이 알지 못한다. 이번 서울시극단의 정기공연 왕은 왕이다를 최초로 국내 무대에 올려 한 층 심도 있게 아랍문화를 이해할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보인다.

등장인물의 입으로 전달하게 될 시대적 화두를 통해 아랍세계가 고민하고 있는 현실의 문제와 해결방안을 함께 공유할 수 있다. 국내 최초의 아랍 연극이라는 점에서 아랍권 사람들도 많은 관심을 나타내고 있어 영어와 아랍어 자막을 설치, 이해를 도울 예정이다.

왕은 왕이다는 역할 놀이와 서사극을 버무려 풀어놓은 시니컬한 코미디물이다. 무대 위에서 펼쳐지는 ‘역할을 부여받은 배우들’의 우화적인 놀이판을 보며 관객들이 우리 삶을 규정하고 있는 ‘권력’이란 것에 대해 다시 한 번 생각하는 시간이 될 것이다.

gusskrla@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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