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주경제 문진영 기자) KB금융지주가 출범 후 최초로 분기 적자를 기록했다. 대손충당금 적립에 따른 손실이 결정적이었다. 그러나 이는 일시적인 현상에 불과하다는 분석이 주를 이뤘다. 이번 충당금 적립으로 자산건전성이 개선된 데다 하반기 금리인상 효과 등을 기대할 때 실적 회복은 의심할 여지가 없다는 분석이다.
2일 국내외 주요 증권사는 KB금융의 2분기 실적에 실망할 필요는 없다며, 오히려 매수시기로 활용해야 한다고 조언했다. 다만 2분기 적립한 충당금의 정상화 시점은 시장상황에 따라 예상보다 다소 늦춰질 가능성이 있다고 평가했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KB증권 실적이 2분기 시장컨센서스를 크게 밑돈 것은 대손상각비가 1조4980억원에 달했기 때문"이라며 "순이자마진(NIM)이 1분기에 비해 0.13%포인트 하락한 2.69%를 기록한 것도 순이익 감소에 일부 영향을 미쳤다"고 평가했다.
KB금융은 2분기 프로젝트파이낸싱(PF) 대출과 조선사 등에 대한 신용도재분류에 따른 충당금 4800억원과 오리엔트조선 법정관리에 따라 충당금 3300억원을 각각 추가 적립하면서 2분기 순손실이 3350억원 발생했다. 이는 시장 전망치인 순이익 2749억원에 훨씬 못미치는 규모다.
이고은 신한금융투자 연구원도 "2분기 순손실은 기업 구조조정 및 금융감독원 자산건전성 강화 조치에 따른 선제적 대손충당금 비용이 1분기 대비 3배 이상 급증한 요인이 컸다"면서도 "그러나 이는 하반기 충당금 전입액 규모 정상화를 이끄는 요인이 될 것"이라고 분석했다.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이 점쳐지기 때문이다.
이 연구원은 "KB금융은 자산-부채 리프라이싱 듀레이션이 약 3.7개월로 국내 은행 중 가장 크다"면서 "이에 따라 하반기 추가 금리인상이 단행되면 국내은행 중 NIM 확대폭이 가장 클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NIM 0.1%포인트 확대시 은행들의 주당순이익(EPS)는 평균 10% 수준 늘어날 것으로 추정했다.
HSBC증권도 "KB금융은 금리 인상 수혜가 경쟁사에 비해 크다"며 "NIM 확대와 신용비용 감소로 하반기부터 가파른 이익 회복이 기대되는 만큼 2분기 실망스러운 실적은 좋은 매수 기회"라며 투자의견을 '비중확대'로 상향했다.
또 이번 2분기 어닝쇼크는 전략적인 측면에서 단행돼 되레 긍정적이라는 분석도 나왔다.
황석규 교보증권 연구원은 "2분기 어닝쇼크는 새롭게 출범하는 경영진의 부담을 덜어놓겠다는 전략적인 측면도 있다"며 "2분기 바닥을 찍고 3분기에는 순이익 4552억원으로 흑자전환할 것"이라고 예상했다.
임일성 신영증권 연구원도 "이번 충당금 적립은 새 경영진 입장에서 향후 정상화의 기반을 튼튼히 하려는 의지가 반영된 결과"라고 분석했다.
앞으로 관건은 하반기 대손충당금 전입 감소 여부가 될 전망이다.
한정태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3분기에 과연 충당금이 얼마나 감소할 것인지가 주 관심"이라며 "3분기에도 경상적인 충당금 감소가 나타나지 않는다면 기대치를 대폭 낮춰야 할 것"이라고 지적했다.
구용욱 대우증권 연구원도 "3분기 충당금 부담은 줄어들 것으로 보이지만 정상화 도달 시점은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다"며 "3분기에 건전성을 좀 더 지켜볼 필요가 있어 보인다"고 말했다. 이에 그는 투자의견은 '매수'를 유지하지만 목표주가는 기존 7만2000원에서 6만6000원으로 하향조정했다.
이날 KB금융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1.36% 오른 5만2200원에 거래를 마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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