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은 2일 우리금융의 매각 공고가 나더라도 현재로서는 인수 전에 참여할 가능성이 없다고 밝혔다.
어 회장은 증권, 보험 등 비은행 계열사도 자생적 성장에 중점을 두겠다면서도, 은행에 치중된 그룹의 사업 다각화를 위한 인수.합병(M&A)에는 참여할 가능성을 열어뒀다.
어 회장은 이날 서울 조선호텔에서 열린 기자간담회에서 "적자를 기록한 KB금융이 다른 회사를 흡수 합병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다"며 "아직 힘이 없고 준비되지 않은 상태여서 건강해진 이후에 고려를 하겠다"고 말했다.
어 회장은 6개월 내에 KB금융이 개선되기는 어려울 것이라고 전망했다.
그는 "2분기에 6천억~7천억원 대손충당금을 추가로 쌓아 3분기와 4분기에는 개선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세계 경제 상황에 따라 충당금이 더 생길 가능성을 안고 있기 때문에 구조조정이나 경영합리화 노력을 할 것"이라고 말했다.
어 회장은 "한국적 실정에서 너무 갑자기 지주회사를 만들다 보니 투자금융(IB) 쪽이나 생명보험 등에서 원칙이 지키지지 않으면서 주주가치를 떨어뜨렸다는 의문이 든다"며 "기본은 자체적인 성장 전략에 의해 커가는 것으로 생각하고 있지만, 주주가치 극대화 기회가 생기면 증권.보험 M&A를 할 수도 있다"고 설명했다.
다양해지는 금융상품과 고객의 요구 변화에 발맞추려면 은행의 비중이 90%를 차지하는 사업의 다각화가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어 회장은 "카드사는 7, 8개월 후 분사될 것"이라며 "카드사의 리스크 관리를 많이 신경 쓰면서 고객 요구 충족을 극대화할 수 있도록 할 것"이라고 말했다.
행장 선임 과정과 관련, "은행 부행장 중 아는 사람이 없었기 때문에 편견이 생길 수 있어 리더십을 보기 위해 설문조사를 실시했다"며 "민병덕 행장 외에는 상위권에 누가 포함됐는지 잊어버렸다"고 말했다.
그는 "은행 경영을 전적으로 민 행장에게 맡기고 은행 경영협의회에 가능한 한 참석하지 않을 생각이며 참가하더라도 옵서버 자격으로 참가할 것"이라며 "부행장 선임도 행장이 결정한 뒤 회장과 상의하게 돼 있는 원칙을 철저하게 지킬 것"이라고 말했다.
금산 분리 완화에 대해서는 "현재 대기업의 국제신용도가 은행보다 높아 자금조달 비용이 더 낮다"며 "기업의 은행이나 보험 인수를 자금 조달원 확보로 생각하는 관점은 재조명돼야 할 것이라고 생각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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