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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윤대 KB금융지주 회장이 2일 조선호텔에서 열린 취임 기념 기자간담회에서 인사말을 하고 있다. 어 회장은 이날 우리금융지주 인수 입찰에 참여하기 어렵다는 의사를 재차 확인했다. |
어 회장은 2일 조선호텔에서 기자간담회를 열고 "6개월 내에 체질 개선이 완료되겠느냐"며 "(내년 초에 있을) 입찰에 참여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말했다.
그러나 묘한 여운을 남기는 것도 잊지 않았다.
그는 "적자를 내고 있는 다른 회사를 인수하겠다고 나설 수는 없다"며 "건강해진 이후에 고려해보겠다"고 덧붙였다.
우리금융 민영화 작업이 지연되고 KB금융이 조기에 정상화 단계에 접어들면 인수전에 뛰어들 수도 있다는 늬앙스로 들린다.
어 회장은 "현재 자산가치 대비 주가비율(PBV)1.2배 정도로 M&A 역량이 없다"면서도 "PBV가 1.4~1.5배 가량이 된 후 합병을 하면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국내 은행의 대형화 필요성에 대해서는 기존 입장을 굽히지 않았다.
어 회장은 "규모가 크다고 은행 이익이 많아지거나 주가가 오르는 것은 아니다"면서도 "국내 국내총생산(GDP)에 비해 은행들의 규모가 크다는 지적에는 동의할 수 없다"고 말했다.
그는 "(대형화에 회의적인 진영에서는) 미국의 사례를 자주 인용하는데 오히려 스위스나 영국 프랑스 네덜란드 스웨덴 등을 기준으로 삼아야 한다"며 "이들 국가의 GDP 대비 은행 규모는 100~300%에 달한다"고 강조했다.
또 "국내에 진출한 외국계 금융기관들은 대기업을 상대로 한 금융 비즈니스로 막대한 돈을 벌어들이고 있다"며 "국내 은행은 덩치도 작고 글로벌 금융계에 인맥도 없어 이 같은 서비스를 전혀 하지 못하고 있다"고 지적했다.
◆ 비은행 M&A 필요…인력 구조조정은 신중하게
우리금융을 제외한 보험 증권 등 다른 권역에서의 인수합병(M&A) 가능성은 열어뒀다.
어 회장은 "사업 다각화를 위한 비은행 부문의 M&A 가능성은 있다"며 "금융상품이 다양화하고 고객 수요도 바뀌고 있는 만큼 사업 다각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말했다.
분사가 진행 중인 KB카드에 대해서는 KT와의 업무 제휴를 고려하고 있다고 전했다.
어 회장은 "지난달 30일 이사회에서 KB카드 분사안을 의결한 만큼 향후 7~8개월 내에 분사가 완료될 것"이라며 "KT는 국민은행과 주거래 관계를 맺고 있어 좋은 관계를 유지하고 있기 때문에 서로 시너지를 낼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현재 이석채 KT 회장에게 면담을 신청해놓은 상태"라며 "그 쪽 의견을 들어보고 결정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지난 황영기 회장과 강정원 행장 체제와 같이 조직 내 알력 다툼이 벌어질 가능성에 대해서는 "가능성이 제로"라며 일축했다.
어 회장은 "회장이 행장을 선임할 수 있고 부행장 인사도 회장과 상의해야 하기 때문에 갈등을 빚을 일이 없다"며 "다만 현재 민병덕 신임 행장의 역량이 출중하기 때문에 은행 경영은 민 행장에게 일임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편 이날 간담회에 함께 참석한 임영록 사장은 "지주사 사장의 역할은 어머니와 같다"며 "회장을 잘 보필해 KB금융이 글로벌 금융그룹으로 발전하는데 일조하겠다"고 취임 소감을 밝혔다.
또 그룹혁신 태스크포스팀(TFT)을 이끌고 있는 박동창 부사장은 인력 구조조정 가능성에 대해 "조직원들에게 피해를 주지 않고 치유를 할 수 있는 방법을 찾고 있지만 아직 언급할 단계는 아니다"고 즉답을 회피했다.
TFT는 잠정적으로 올 연말까지 운영될 것으로 알려졌다.
gggtttppp@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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