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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너링 중인 신형 아반떼 모습. (사진=현대차 제공) |
(평창=아주경제 김형욱 기자) ‘속도계는 110~120㎞를 가리키고 있었다. 전방에 급격한 코너가 시야에 들어왔다. 브레이크 페달은 밟지 않았다. 차체 안정성을 시험하기 위해서였다. 코너에 들어서자 차체는 좌우로 2~3회 요동치기 시작했다. 하지만 차량은 금새 제 궤도를 찾았다. VSM(섀시통합제어시스템) 때문이다. VSM를 껐다면 아마 어디론가 튕겨져 나갔을 수도 있다.’
지난달 28일 강원도 평창에서 열린 신형 아반떼 미디어 시승회가 있었다. 신형 아반떼는 1600㏄급 준중형 세단이지만 140마력이라는 중형급 세단의 힘을 갖췄다. 경쟁사 2000㏄급 중형 모델은 141~144마력 정도다.
그럼에도 연비는 ℓ당 16.5㎞로 국내 시판중인 경차(ℓ당 17.0~17.4㎞, 자동변속 기준)와 거의 맞먹는다. 단 시승 땐 급가속과 급제동, 장기간의 공회전 때문인지 ℓ당 9㎞대의 평균 연비를 보였다.
성능은 물론, 안전성과 주행 안정성도 동급 최고 수준이었다. 시속 140㎞ 이상의 고속 주행에서도 도로에 착 감기는 듯한 안정성을 보여줬다. 고속 주행이 가능한 곳이라면 시속 170㎞까지는 무난하다.
단 배기량의 한계가 있는 만큼 고성능 차량의 폭발적인 가속 성능이나 묵직한 주행감은 기대하기 힘들다. ‘제로백’(시속 0→100㎞까지 가속 시간)은 10.4초다.
앞서 말한 고속 주행시 급격한 커브에서도 중형급 이상 차종에 비해 약간 가벼운 느낌은 들었지만 차체자세제어장치(VDC)를 포함한 섀시 통합 제어 시스템(VSM)은 제 기능을 발휘했다.
신형 아반떼는 동급 최고의 성능을 갖춘 ‘준중형의 리더’ 답게 동급 최초로 사이드&커튼 에어백과 추돌사고시 목 상해를 최소화 하는 ‘액티브 헤드레스트’를 전 모델에 기본 적용했다.
타이어 공기압 경보장치(TPMS), 급제동 경보 시스템(ESS)도 아반떼 이전에는 중형 고급 세단 이하에서는 찾아볼 수 없었던 기능이다.
디자인과 편의 기능은 현대차의 높아진 실력을 다시금 깨닫게 해 준다.
신형 쏘나타가 ‘플루이딕 스컬프쳐’라는 디자인 철학 하에 ‘난(蘭)’을 형상화 했다면 신형 아반떼는 ‘바람에 쓸린 모래’를 형상화 했다고 한다. 얼핏 보면 둘 다 비슷하다. ‘작은 쏘나타’로 불릴 만 하다.
인테리어에도 힘을 줬다. 조작키가 모인 센터페시아가 물결 흐르듯 곡선을 그리고 있다. 좁아진 만큼 직관적인 조작 편의성은 약간 떨어지는 게 흠.
실내는 넓은 편이다. 바퀴 사이의 거리(축거)가 2700㎜로 이전 모델에 비해 50㎜ 길어졌다. 단 차체가 낮아지며 앞뒤 시야는 약간 좁게 느껴진다.
마지막으로 빼 놓을 수 없는 기능이 있다. 바로 국내 최초로 적용된 ‘주차 조향 보조시스템’이다.
일렬주차시 초음파 센서가 주차 공간을 찾아주고 후진시 자동으로 핸들을 움직여 주차를 돕는다. 운전자는 전진·후진 기어와 페달만 밟으면 된다. 지금까지는 폴크스바겐 골프 등 일부 수입차 모델에만 적용됐던 기능이다.
단 이 기능을 탑재하기 위해서는 최고 사양에 70만원의 옵션을 더해 차량 가격이 2000만원을 넘는다.
nero@ajnews.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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